23일 해운대구와 부산항공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오전 7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대형 헬기 1대가 엘시티 공사장과 기장군 해동용궁사 인근 주차장 사이를 6차례 비행했다.
엘시티 시공사인 포스코가 건물 꼭대기 층에 있던 크레인을 철거하기 위해 헬기를 동원해 작업한 것이다.
포스코는 사전에 비행계획서를 부산항공청에 제출했고, 작업을 위해 비행 최저고도인 150m 이하로 비행하는 것도 허가받았다.
하지만 이날 포스코 헬기 소음 탓에 인근 주민은 물론 해운대해수욕장 호텔 등 숙박객이 새벽잠을 설쳐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음은 해운대 마린시티 등 수㎞ 떨어진 주거지까지 들렸다.
해운대구와 부산항공청에는 소음 민원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부산항공청 한 관계자는 "크레인 부품을 운반할 정도로 헬기가 큰 데다가 오늘 구름이 낮게 끼고 습도가 높아 소리가 더 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항공청이 1차적으로 상황을 파악한 결과 포스코 측 헬기가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해서 날지 않은 정황이 나왔다.
부산항공청 한 관계자는 "가급적 인구가 밀집된 곳을 피해서 날아야 하는데 자재를 실었을 때는 인적없는 해안으로 운항했지만, 자재를 내려놓고 엘시티 현장에 복귀할 때는 청사포 주택가 위를 그대로 통과해 소음 민원이 잇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항공청은 레이저 항적도 등을 분석해 헬기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행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해운대구 한 관계자도 "포스코가 구청 소음담당 부서와 사전에 이야기하지 않고 공사한 점은 유감"이라면서 "새벽에 기습적으로 작업이 이뤄져 소음 측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헬기가 낮에 인구가 밀집하는 해운대 해수욕장 위를 지나다녀야 해 새벽 시간을 택해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10여일 전부터 일대 오피스텔 등에 헬기 동원 작업과 관련한 안내문을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