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다드 토바고 카터·이탈리아 사비오니 스타트 미끄러져 재차 경기
외신들은 날선 비판 "두 선수 외에 많은 선수가 문제 제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수영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발대 장비 문제로 두 명의 경영 선수가 홀로 뛰는 일이 발생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딜런 카터(23)와 이탈리아 시모네 사비오니(23)는 22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배영 100m 예선에서 출발대 문제로 미끄러져 소속 조의 경기가 끝난 뒤 홀로 재경기를 했다.

배영은 물속에서 출발대를 잡고 경기를 시작한다.

몸을 구부린 뒤 고정된 검은 고무 장비를 발로 밀어 탄력을 이용해 뛰어오른다.

그런데 5조 8번 레인에서 출발한 카터는 고무 장비에 이상이 생겨 제대로 몸을 뻗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카터는 55초33을 기록해 전체 30위로 18명이 겨루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카터의 코치는 경기 직후 심판진에 장비 문제를 어필했고, 심판은 이를 받아들여 카터에게 재경기 권한을 부여했다.

카터는 홀로 뛰어 54초03의 기록으로 16위에 올라 준결승에 진출했다.

카터는 경기 후 "장비 문제가 명백했다"며 "이번 대회에 이 문제로 고초를 겪은 선수가 나 말고도 많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 경기를 더 뛰어 체력과 멘털에 문제가 생겼지만,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7조 6번 레인에서 뛴 사비오니도 같은 문제를 두 차례나 겪었다.

그는 총 3번 스타트를 시도한 뒤에야 겨우 레이스를 펼쳤다.

사비오니는 53초85, 13위의 기록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사비오니는 경기 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런 문제가 나오다니 믿을 수 없다"며 "장비 문제로 많이 당황했는데, 개의치 않고 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천신만고 끝에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개인 실수로 미끄러지면 실격처리하지만, 출발대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선수에게 재출발 기회를 준다"며 "재출발하게 되면 홀로 뛰어야 해 기록에서 손해를 볼 순 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다시 뛰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이번 대회 모든 계측과 관련한 업무는 오메가가 관장하며, 조직위에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FINA 측에 설명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규정은 결승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장비 문제로 재출발 기회를 얻더라도 홀로 뛰어야 해 기록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한편 외신들은 장비 문제로 인한 재경기 진행을 두고 날 선 비판을 했다.

AFP통신은 "두 선수 외에도 적지 않은 선수가 출발 장비 문제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꼬집었다.

AP통신은 두 선수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대회 운영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