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개표서 여당 '국민의 종' 선두…친서방 노선은 유지 전망

친서방 노선으로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에서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 종'이 42% 이상의 정당 득표율을 보인 것으로 잠정 개표 결과 나타났다.

뉴스 전문 채널 RT 등에 따르면 투표 이튿날인 22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50% 개표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서방 성향 여당 국민의 종은 42.4%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친러시아 성향 정당 '야권 플랫폼-삶을 위하여'가 12.8%, 역시 친서방 노선의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이 당수로 있는 '유럽연대'가 8.6%,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가 이끄는 '바티키프쉬나'(조국당)가 8%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록 가수 출신의 스뱌토슬라브 바카르축이 이끄는 정당 '골로스'가 6.3%를 얻어 모두 5개 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식 개표 결과는 다음 달 5일 이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투표율은 49.8%로 파악됐으며, 휴가철이라 투표율이 예년보다 낮았다고 현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설명했다.

재적 424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이전 총선과 마찬가지로 정당의 지지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하는 정당명부비례대표제와 선거구별로 최다 득표자를 당선시키는 지역구제 혼합형으로 치러졌다.

225명의 의원은 비례대표제로, 나머지 199명 명은 지역구제로 선출한다.

당초 우크라이나 의회의 전체 의석은 450석이었으나 지난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과 현재 친러시아 반군이 통제 중인 동부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선 선거가 불가능해 지역구 수가 줄었다.

현재의 득표율이 유지될 경우 국민의 종은 정당명부비례대표제 투표 결과로 126석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구제 투표에서 몇석을 더 얻을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종이 의회 내 제1당이 될 것이 분명해졌으나 과반 의석(212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종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길 원하고 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연정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젤렌스키는 전날 투표 뒤 기자들에게 '낡은 권력'과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밝혀, 친러 정당인 '야권 플랫폼-삶을 위하여'는 물론 정치 성향이 크게 다르지 않은 포로셴코 전 대통령의 유럽연대나 티모셴코 전 총리의 바티키프쉬나와도 연정 구성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신생 정당인 골로스와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4월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젤렌스키가 의회 장악에 성공하고 나면 부패 척결과 낡은 정치 혁신을 골자로 한 개혁 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저녁 선거운동 본부에서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고 신임 검찰총장이 임명되면 대선 운동 기간에 약속했던 부패 인사 사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외 정책은 기존 친서방 노선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 총선서 여당 42% 이상 득표"…젤렌스키, 개혁 시동 걸듯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