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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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 최고경영자(CEO)가 고액 연봉 논란에 휩싸였다. 주요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SC 이사회는 윈터스 CEO에 자발적 급여 삭감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SC 이사회는 이 은행의 주요 주주들이 윈터스 CEO의 연봉 책정 문제로 압력을 가하자 그에게 자발적으로 임금 삭감을 요청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은지의 글로벌컴퍼니] CEO 고액 연봉 논란에 휩싸인 스탠다드차타드
SC는 지난주 열린 주주총회에서 윈터스 CEO의 연봉으로 현금 급여와 스톡옵션 주식 118만5000만파운드(약 17억5000만원), 연금 수당 47만4000만파운드(약 7억원)로 책정한 급여안을 통과시켰다. 이 중 영국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연금 수당이 논란이 됐다. 찬성이 과반수를 넘긴 했지만 이례적으로 반대표가 40%나 나왔다.

반대 주주들은 “윈터스 CEO가 연금 수당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실제 연봉을 감추려 한다”고 비판했다. SC는 새 임금 정책으로 연금 수당 산정 기준을 기존 기본급에서 총급여로 바꿨다. 이로써 SC는 CEO에게 주는 연금수당을 기존보다 20%가량 늘렸음에도 주주들은 그 차이를 못 느끼게 된다. 주주들에겐 기존 ‘기본급의 40%’가 아니라 ‘총급여의 20%’로 보고되기 때문이다.

윈터스 CEO가 FT와의 인터뷰에서 “(주주들의 태도가)미성숙하다”며 주주들의 분노를 키웠다. 그는 “개인적으로 연금 제도를 고른 것이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건 미성숙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SC 지분 16%를 보유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은 이번 문제의 해결책을 강구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앞서 다른 대형은행인 HSBC는 주주들의 압력에 따라 최고경영진의 연금 수당을 급여의 30% 이내에서 10%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