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00㎡ 규모 비닐하우스서 물고기 키우는 수조와 육묘장 함께 설치
"물고기가 채소농사를"…해남 주낙선씨, 아쿠아포닉스 농법 눈길
물고기와 채소를 함께 키우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이 전남에서 처음으로 해남의 한 농가에서 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해남읍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유)서영(대표 주낙선)의 아쿠아포닉스 재배시설.
1천800㎡ 규모의 하우스 시설에는 물고기를 키우는 대형 수조와 수경재배가 가능한 육묘장이 설치됐다.

수조 8통에는 통당 400마리 정도의 어린 향어가 자라고 있다.

물고기 배설물과 분비물 등으로 유기물이 풍부한 물이 수로를 따라 흐르면서 채소에 영양을 공급한다.

식물에 영양분이 흡수되고 정화된 물은 다시 물고기 수조로 순환하게 된다.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는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가 합쳐진 말이다.

물고기 양식과 채소 수경재배를 동시에 하는 스마트 농법이다.

식물은 물고기에게서 나오는 영양성분이 가득한 물을 먹고 자라고, 물고기는 식물이 정화해준 물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논에 물고기를 키우던 전통방식 농법이 유럽 등 농업 선진국에서 온실 형태의 시설에서 물고기와 채소를 함께 키우는 장치 농업으로 발전, 확산하고 있다.

지난 5월 첫 출하를 시작한 주씨의 농장에서는 볼라레 등 쌈 채소 3종이 나오고 있다.

실내 재배의 특성상 친환경으로 깨끗하고 맛과 향, 식감이 뛰어나 노지 채소보다 kg당 1만원가량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1일 수확 가능한 양이 150kg 정도로 농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40∼50t 생산할 계획이다.

아쿠아포닉스가 미래 농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비료, 무농약의 유기농 농업이자 자연 증발하는 물만 보충하면 돼 물 낭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환경오염과 농토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날씨와 계절과 관계없이 양질의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것도 높은 경쟁력이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단순한 채소재배뿐 아니라 물고기 양식까지 겸해야 하므로 기술적으로 어려워 철저한 교육과 현장 노하우가 필요하다.

주낙선씨는 21일 "전남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아쿠아포닉스 농법은 아직 초창기이지만 타지역에서까지 견학을 올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깨끗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환경 보호의 일석이조를 거둘 수 있어 아쿠아포닉스 농법은 점점 확산하고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