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둘러싼 우리나라와 일본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발벗고 나서며 잇따라 일본 출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현지 시장 상황을 직접 점검하며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이 커지자 그룹 총수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일본의 첫번째 타깃이 한국의 반도체인만큼 가장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든 일정을 뒤로한 채 일본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엿새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한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에는 긴급 사장단 회의를 잇따라 열고 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서둘러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일본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직접 연관은 없지만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불똥이 롯데로 튀고 있는 만큼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반도체 핵심 부품에서 배터리와 수소차(탄소섬유)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돌발 변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도쿄 올리픽 테스트이벤트에 참가한 양궁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자동차 산업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어 미리 방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외부적으로 드러나진 않고 있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을 지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 중입니다.

그룹총수는 아니지만 회사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CEO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은 원자재 수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일본으로 향했고 명노현 LS전선 사장도 일본 수출규제가 미칠 파장에 대비하기 위해 출장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산업이 일본과 밀접한 만큼 영향력은 크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총수들과 CEO들의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터뷰> 오정근 전 건국대 특임교수

"우리가 잘 알지만 일본의 핵심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우리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고, 쉽게 해결되리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지금 이것때문에 받을 타격이 상당할거다"

우리 산업 전반에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악재 여파가 심각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상태에서 CEO들은 저마다 `비상경영`을 내세우며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신동호기자 dh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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