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야당 요구에 "방송의 자유와 독립보장 침해 우려"
KBS, 양승동 사장 국회 업무보고 출석요구 거부
KBS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양승동 KBS 사장 업무보고 출석 요청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라고 거절했다.

KBS는 15일 입장을 내고 "이날 열릴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달라는 연락을 지난 8일 방통위로부터 받았다"라며 "양 사장이 해마다 국정감사에 기관증인 자격으로 참석해 피감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왔지만 이번에는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KBS는 우선 '방송의 자유와 독립 보장'을 근거로 들었다.

KBS는 "특정 사안의 사실 확인이라는 명목으로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수시 출석 요구가 정당화된다면 이 역시 프로그램 제작 개입으로 작용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방송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심각한 훼손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한 '특정 사안'이란 지난달 18일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의 정부 태양광 사업 비판 보도 후 불거진 논란을 뜻한다.

청와대가 해당 보도를 반박하면서 같은달 22일 예정된 재방송이 보류됐고, 이후 제작진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며 청와대에서 압력을 넣었다는 설이 제기된 바 있다.

KBS는 이와 관련, "자체 규정에 따라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쳤는지 검증 작업 중"이라며 "그 결과 외압이 없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방통위에도 같은 내용으로 설명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KBS는 또 이번 안건과 관련해 한국당 의원들과 KBS 공영노조, 일부 시민단체 등이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을 직권남용과 방송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 사장이 국회에 출석해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KBS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도 국정감사 또는 조사가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라며 "과방위 회의에 KBS 사장을 출석하게 하는 것은 형사사건의 고발인이 해당 사건과 직접 관련된 사람에 대해 수사와 다름없는 심문을 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우려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