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사임에 책임' 지적은 여전히 부인
"10월 말까지 무조건 EU 탈퇴"…경쟁자 헌트는 "크리스마스 이전 예상"
英 존슨 "내 말 잘못 전달…주미대사 사임 한 요인"
영국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잘못 전달돼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가 사임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자신이 대럭 대사의 사임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존슨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의 보수당 당대표 후보 연속 인터뷰에서 대럭 대사 사임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대럭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혹평한 외교 전문(電文) 파문으로 대사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 어려워지자 지난 10일 사임을 발표했다.

앞서 존슨 전 장관은 지난 9일 보수당 대표 경선 TV 토론에서 총리로 선출된다면 대럭 대사를 유임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 언급을 회피했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총리 유력 후보인 존슨 전 장관이 공개적인 지지하지 않은 탓에 대럭 대사가 사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그의 발언이 잘못 전달된 것이 사임을 결정하게 된 요인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존슨 전 장관은 "대럭 대사는 TV 토론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불행히도 내가 TV 토론에서 말한 것이 대럭 대사에게 잘못 전달됐다.

(이로 인해) 사임 결정 요인 중 하나가 됐다고 대럭 대사가 내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서는 10월 31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유럽연합(EU)을 탈퇴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정치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의회가 가로막지 못하게 정회하는 방안을 원하지는 않지만 이를 배제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존슨 전 장관에 앞서 인터뷰한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브렉시트를 단행할 수 있을지를 묻자 "그렇게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어 가장 빨리 EU와 결별하는 방법은 영국 의회에서 승인할 수 있는 합의안을 EU와 협상할 수 있는 사람을 총리로 뽑는 것이라며, 자신이 이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되면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가장 큰 반발이 제기되는 '안전장치'(backstop) 재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英 존슨 "내 말 잘못 전달…주미대사 사임 한 요인"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이후 전환(이행)기간 동안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하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헌트는 '안전장치'에 변화를 가하면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헌트는 '안전장치' 외에도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중 수정이 필요한 내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