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김모씨(35)는 ‘신용정보가 변경되었습니다’라는 휴대폰 알림이 수시로 울리는 것이 귀찮을 때가 있다.

내용을 확인해 보면 별일 아닌 사례가 대부분이다. ‘전월 카드 사용 실적이 줄었습니다’ ‘총 대출금이 변동되었습니다’ ‘신용평가 점수가 올랐습니다’와 같은 소소한 정보다. 그러나 금융생활에 중요한 개인신용정보가 변경됐다는 안내를 무시할 수 없어 매번 앱(응용프로그램)을 열어보게 된다.

각종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앱을 휴대폰에 설치한 뒤 이런 알림이 늘었다. 김씨가 설치한 간편송금 앱 토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SK텔레콤의 본인인증 앱 PASS에서 신용정보 변경에 대한 알림을 보내준다.

과거엔 신용평가 업체들이 유료로 제공했다. 토스를 필두로 레이니스트의 금융상품 추천 앱 뱅크샐러드, NHN의 간편결제 앱 페이코 등 핀테크 업체가 무료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엔 저축은행도 풀(full) 뱅킹 앱을 출시하면서 동일한 기능을 넣고 있다. 대부분의 앱은 신용관리 팁도 제공한다. 토스처럼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해 대출 상환과 휴대폰비 납부 같은 각종 정보를 업데이트해주는 기능을 넣은 곳도 등장했다.

하지만 각각의 앱이 제공하는 신용 관련 정보가 대동소이하고, 알림이 거의 동시에 울린다는 점에서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대부분 앱이 해당 기능의 알림만 켜고 끌 수 없게 돼 있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얼마 되지 않는 신용정보 업체로부터 데이터를 끌어오는 방식이라 제공하는 정보에 별 차이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업체들이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하고 서비스를 차별화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