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 속에서 일본 증시에 투자한 한국 펀드 자금도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당장은 차익 실현 수요가 클지 몰라도 일본 경제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은 만큼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7개 일본 주식형 공모펀드 가운데 최근 일주일 간 자금이 빠져 나간 펀드는 22개에 달합니다.

자금이 가장 많이 유출된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일본 중소형FOCUS(포커스)H(환헤지)`로,

설정액이 국내 최대 규모인 이 상품은 포트폴리오에서 IT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36% 이상으로 가장 큽니다.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환매 신청 후 실제 자금 지급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6~9일이 소요되는데다,

당장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그나마 수익률이 선방한 일본 펀드에 대한 차익 실현 수요가 대부분인 만큼 경제 보복에 맞선 반일 감정 차원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IT, 경기소비재, 소재 중심 기업들의 실적 불안 요소가 상존하고 있고, 수출 기업에 부정적인 변수인 엔고 현상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본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한국 수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3종에 대한 규제 강화 조치는 더는 투자자들을 일본 증시에 붙잡아 둘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일본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고,

투자은행 제프리금융그룹(JEF) 역시 일본 주식 전망을 지난달 `보통 하락세(modestly bearish)`로 낮췄습니다.

여기에 오는 10월 예정된 소비세 인상은 일본 경제를 받치고 있는 내수까지 침체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지난 2014년 4월 일본 정부가 소비세율 인상을 하고 나서 고민에 빠진 부분이 있다.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 부진을 경험했기 때문. 실제로 올해 소비세 인상이 이뤄지면 소비 둔화,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올해 일본 증시 투자에 앞서 소비세 인상에 대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일각에서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이 기업 이미지 하락을 우려해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