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는 "프로구단 계약에 대한 공식 보고 없었다"고 반박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김호철(64) 전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재심에서 "도의적인 책임은 인정한다.

하지만 사전에 대한배구협회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컨벤션센터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김 전 감독이 요청한 재심 청구 내용을 심의했다.

결과는 이르면 9일 늦은 오후에 김 전 감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심의에 앞서 만난 김호철 전 감독은 "물의를 빚어 배구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한 뒤 "하지만 가려진 진실이 있다.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과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회에 알렸다.

그 부분을 소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면서 내 잘못에 대한 책임을 졌다.

그런데 배구인으로 살아오며 지켜온 명예만큼은 지키고 싶다"고 설명했다.

물의를 빚은 스포츠 지도자는 해임, 자격정지,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받는다.

김 전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 '사실상 해임'이 된 상태라고 주장하며, 배구협회가 추가로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것에 반발했다.

반면 배구협회를 대표해 공정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조용구 사무처장은 "김 전 감독이 OK저축은행 입단을 추진하면서 공식적으로 협회에 알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사무처장은 공정위에서 "협회가 김 전 감독의 프로행 추진을 사전에 알았는가.

승인한다는 의사를 표한 적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조 사무처장은 "여러 차례 언론에 알린 것처럼 '협회는 사전에 김 전 감독과 프로행에 관해 얘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배구협회는 "김 전 감독이 '대표팀 전임 감독 계약 기간에는 프로팀 감독 겸직과 이적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프로팀 입단을 시도해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했다"며 1년 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3월 남자 대표팀 전임 사령탑에 선임된 김 감독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계약했고,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 본선 진출 여부에 따라 중간평가를 통해 재신임을 받게 돼 있었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은 4월 초 OK저축은행과 입단 협상을 벌였고,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비판받았다.

김 전 감독은 배구협회 징계에 불복해 4월 29일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요청했다.

김 전 감독은 공정위원회에 참석한 뒤 "(배구 대표팀 전임 사령탑 재임 기간에 프로행을 추진한) 도의적인 잘못은 인정했다.

그러나 배구협회 관계자(김남성 홍보이사)에게 (프로행 추진) 과정을 이야기했다는 부분은 확실히 알리고자 했다.

협회가 공식적인 보고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런 방법으로 협회에 알린 것이다.

공정위에 자료도 제출했다"라며 "거듭 강조하지만, 내 명예는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