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재는 9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를 통해 발표한 성명문에서 "나의 선택과 의사는 단 하나도 물어보지 않고 트레이드 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인천의 주장을 맡았던 남준재는 지난 4일 제주의 김호남과 맞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올해 13경기에서 1골로 부진했지만,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그는 여전히 인천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한명이었다.
트레이드가 발표되자 팬들의 항의와 비판이 거셌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당사자인 남준재도 트레이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트레이드 하루 전날 에이전트를 통해 제주가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적시장이 열린 기간에 구단이 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에 '주장인데 설마 하루아침에 트레이드가 되겠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 관계자 및 코치진과 어떤 상의와 면담도 없이 이적이 결정됐다"며 "7월 3일 오후 1시에 트레이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당일 오후 5시에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남준재는 "내가 가진 열정과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인천에 있어 남준재는 별거 아닌 존재였는가 라는 생각에 속상하고 허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인천 구단은 이에 대해 "남준재의 트레이드를 먼저 요청한 것은 에이전트 측"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단도 트레이드 제의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며 "웬만해서는 남준재를 내줄 생각이 없었는데, 김호남이라는 카드가 우리에게 상당히 매력적이었다"고 전했다.
인천은 남준재 트레이드 직후인 지난 4일 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트레이드 과정 전반을 지휘한 이천수 인천 전략강화실장이 팬들과 만나 구단의 입장을 전했다.
이천수 실장은 이 자리에서 "선수 출신인 내 경험으로는 선수와 에이전트가 한 몸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굳이 남준재의 의사를 확인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면서도 "그래도 선수에게 연락은 해봤어야 했는데 그 점은 간과했다"고 밝혔다.
인천 측은 "발표된 성명문의 내용처럼 구단이 일방적으로 선수를 트레이드한 것은 아니다"라며 "에이전트의 요청에 따라 진행한 트레이드"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