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중재로 바베이도스에서…마두로 재선 후 정국 혼란 지속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두로 정권과 대화 재개"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불리는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야권 지도자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과의 대화 재개를 선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마두로 정권 퇴진 운동을 이끄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마두로 정부와의 대화가 인근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열릴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성명에서 "독재 정권을 종식할 협상을 위해 노르웨이의 중재에 응해 (야당은) 바베이도스에서 열리는 권력을 강탈한 정권 대표단과의 회의에 참석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 우리의 동맹국, 세계 민주국가들은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고 생산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진정으로 자유롭고 투명한 선거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과이도 의장은 대화 재개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베네수엘라 정보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앞서 5일 노르웨이가 중재하는 대화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 대표들은 올해 5월 노르웨이의 중재 아래 오슬로에서 두 차례 만나는 등 대화를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마두로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대화가 일종의 시간 끌기 전술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두로 정권과 대화 재개"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 대선에서 승리해 올해 1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은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법적으로 선거가 실시됐다고 주장하며 올해 1월 23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미국 등 서구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받으며 마두로 정권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4월 말 봉기를 시도했으나 군부가 호응하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5월 초 수천 명의 병력과 함께 선 모습이 국영 TV로 중계되는 등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국 혼란 속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베네수엘라에서 1년 반 동안 정부의 치안 작전 중 7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핵심 제도와 법치는 무너지고 있다", "정부의 많은 작전이 초법적 살해 요건을 갖췄다"며 야권 인사들과 시위대를 상대로 자행되는 고문과 살해를 비판했다.

베네수엘라 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1만5천194%를 기록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국민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는 베네수엘라를 떠난 난민·이민자가 작년 11월 이후 100만명에 달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