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스트레일리아 유학생 알렉크 씨글리(알렉 시글리)가 인터넷을 통해 반공화국 모략선전행위를 하다가 지난 6월 25일 우리 해당 기관에 현행으로 단속됐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인도주의적인 관용을 베풀어 7월 4일 그를 우리 경내에서 추방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시글리가) 반공화국 언론매체들의 사촉(사주) 밑에 유학생 신분을 이용하여 평양시내의 구석구석을 싸다니면서 시탐의 방법으로 수집분석한 자료와 사진들을 수차례에 걸쳐 넘겨준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른바 '반공화국 언론매체'를 거론하면서 한 영미권 대북매체의 실명을 적시하기도 했다.
이어 통신은 "알렉크 씨글리는 우리의 내부실태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제공하는 간첩행위를 한 데 대하여 솔직히 인정하고 우리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한 데 대하여 사죄하면서 용서해줄 것을 거듭 간청했다"고 덧붙였다.
'통일려행사'라는 북한 전문 여행사의 설립자인 시글리는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 문학 석사 과정을 밟던 중 지난달 25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가 9일만인 이달 4일 석방됐다.
그는 억류 이유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으나, 1일부터 4일까지 방북한 스웨덴 정부 특사 켄트 롤프 마그누스 해슈테트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부 장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 석방 과정에서 호주와 스웨덴의 외교적 노력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호주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는 있지만, 평양에 대사관을 두지 않아 현지에 대사관이 있는 스웨덴을 통해 시글리의 소재 파악 등을 진행해왔다.
스웨덴 외교부는 애초 특사 방북에 대해 '정기적 접촉'이라며 의미를 절하했으나 실제로는 특사가 리수용 당 외교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북한 외교라인의 핵심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하며 적극적인 석방 중재 노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시글리가 체포된 지난달 25일 그가 설립한 '통일려행사'의 사장이 북한을 "아주 매혹적인 나라"로 찬양하며 "실지로 조선(북한)에 와보는 것이야말로 이 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뜨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도"라고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