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세계시장 진출 지원·인력양성' 文대통령 당부에 孫 "그렇게 하겠다"
孫 "세계가 한국 AI에 투자하도록 돕겠다"…PPT 활용해 AI 산업 설명도
文대통령 "동북아 철도·에너지 공동체가 경제공동체로, 다자안보공동체로 발전"
文대통령 "젊은창업가에 투자" 손정의 "첫째·둘째·셋째도 AI"(종합)
"젊은 창업가에 투자해달라."(문재인 대통령) "그렇게 하겠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2시 청와대에서 한국을 찾은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접견, 한국 창업가들에 대한 투자와 글로벌 진출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접견은 애초 예정된 시간을 50분가량 넘겨 90여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우선 "제가 2012년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를 방문해 대담을 나눈 일이 있었는데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면서 손 회장과의 7년 전 만남을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만남에서 손 회장의 '아시아 슈퍼그리드 구상'(아시아 각국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구상)을 듣고 큰 영감을 받았다면서 반가움을 나타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손 회장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동북아 슈퍼그리드 비전'(한국의 전력망을 중국, 러시아, 일본과 연결하는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동북아 철도 공동체가 동북아 에너지 공동체로, 그리고 동북아 경제 공동체로, 다자 안보 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손 회장에게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2 벤처 붐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을 물었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과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온라인게임 산업육성을 조언했다"며 "그것이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손 회장은 자신이 과거 김 전 대통령을 만나 "한국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던 것을 소개하며 "한국이 모바일 인터넷 세계 1위 국가로 성장하고 수많은 IT 우수기업을 배출해 기쁘다.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투자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회장은 특히 "AI(인공지능)는 인류역사상 최대 수준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기업가들은 열정과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이 없다.

유니콘 기업(자산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투자가 필요하다"며 "투자된 기업은 매출이 늘고, 이는 일자리 창출을 가져오며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손 회장을 향해 세 가지 당부를 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대기업은 자금력이 있어 스스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혁신벤처 창업가들은 자금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특히 젊은 창업가들에게 투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의 규모는 한계가 있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소프트뱅크가 가지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로 문 대통령이 AI 전문인력 양성 분야에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자, 손 회장은 흔쾌히 "I Will(그렇게 하겠다)"이라고 대답했다.

손 회장은 "한국이 인공지능 후발국이지만, 한발 한발 따라잡는 전략보다는 한 번에 따라잡는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에 투자하도록 돕겠다.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접견에는 소프트뱅크 측에서는 손 회장 외에도 카츠노리 사고 부사장, 문규학 고문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고민정 대변인,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특히 접견실 내에 설치된 모니터와 파워포인트(PPT)를 활용해 AI 산업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형태로 설명을 했으며, 좌석마다 동시통역기도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손 회장은 김현종 안보실 2차장과 7분가량 대화를 나눴고, 김 차장이 만년필을 손 회장에게 건네자 손 회장이 뭔가를 적어서 돌려주는 모습도 연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