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토니모리 등…구매력 낮은 젊은 여성 겨냥해 시장 개척

'K뷰티' 신화를 이끌었던 화장품 로드숍들이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위기에 빠지자 해외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로드숍들은 소득 증가 수준보다 뷰티 시장이 초창기 상태인 일부 동유럽·아시아 국가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K뷰티의 부활을 다시 한번 노리고 있다.

30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로드숍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대표적 국가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폴란드에 인접한 인구 943만 명의 동유럽 국가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천~6천 달러 정도다.

휘청이는 화장품 로드숍, 벨라루스·몽골서 활로 찾는다
최근 벨라루스의 젊은 여성층에서는 중저가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품질의 한국 로드숍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11만4천 달러(1억3천만 원)에 불과했던 한국의 대(對)벨라루스 화장품 수출액은 2017년 30만2천 달러(3억5천만 원)로 3배 가까이 늘더니 지난해에는 91만4천 달러(10억6천만 원)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한 16만8천 달러(2억 원)를 기록했다.

벨라루스에서 K뷰티 시장을 이끄는 로드숍은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다.

미샤는 현재까지 벨라루스에 5개 매장을 오픈했으며, 수출액은 35만 달러(4억 원)에 달한다.

올해 1~5월 수출도 전년 대비 30% 늘어난 20만 달러(2억3천만 원)를 기록했다.

코트라 민스크 무역관은 에이블씨엔씨가 우리나라 대벨라루스 화장품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는 "K팝 인기와 함께 미샤, 토니모리, 이니스프리 등 한국 로드숍 인지도 상승 덕분에 향후 한국 화장품이 더 활발하게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몽골도 로드숍들이 집중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인구 323만 명의 몽골은 수입 화장품이 전체 시장의 88%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브랜드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으로, 이 곳에서도 한국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휘청이는 화장품 로드숍, 벨라루스·몽골서 활로 찾는다
몽골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대몽골 화장품 수출액은 2016년 251만9천 달러(29억 원), 2017년 326만9천 달러(38억 원), 2018년 380만3천 달러(44억 원)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몽골 화장품 수입시장 내 한국 점유율은 14.3%로 프랑스에 이어 2위였다.

프랑스의 대몽골 화장품 수출의 35%가 향수 제품임을 고려할 때 기초·색조 화장품 수출이 75%에 달하는 한국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인 몽골은 건조할 뿐더러 햇빛이 강해 스킨케어제품의 수요가 많은 만큼 한국 화장품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 한국 대표 로드숍들이 현재 몽골 스킨케어시장 점유율에서 각각 6, 8위를 차지하며 다른 해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벨라루스나 몽골, 라오스, 미얀마 등의 국가는 고가보다는 중저가 브랜드 시장이 크기 때문에 로드숍들에겐 기회의 땅일 수 있다"면서 "K팝의 영향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