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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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7일 방한해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서울에 여장을 풀었다. 방한 때마다 광화문 인근 포시즌스호텔에 묵었지만 이번엔 한·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 점검 성격도 겸해서 이 호텔로 정했다고 알려졌다.

비건 대표를 이날 밤 10시18분께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났다. 기자는 3층을, 비건 대표는 18층을 눌렀다. 자연스럽게 미니 인터뷰로 이어졌다. 사진은 비건 대표의 양해에 따라 찍지 않았다.

하얏트 호텔에선 아직 짐 검색용 엑스레이 장비 설치, 교통 통제 등의 조치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28일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울 도착 당일인 29일부터 호텔 주변 경호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 관계자는 “29일은 전 객실이 모두 예약이 차 있다”고 전했다. 이 호텔은 인근에 용산 주한미군기지가 있고, 호텔 키로 예약 층 외엔 이동할 수 없으며 VIP 전용 주차장을 따로 두는 등 내부 보안도 철저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이 곳에 묵었다.

다음은 비건 대표와의 일문일답. 인터뷰 시간은 1층에서 18층까지 갈 동안 약 1분 남짓이었다.

▶오늘 하루 어땠는지 궁금하다.

“몇 시간 전에 서울에 도착해서 조금 피곤하지만 괜찮다. 날 알아봐 주니 고맙다.”

▶TV나 사진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나긴 처음이다.

“하하, 잘 생겼나. 기대보다 못할까봐 미안하다.”

▶저녁 일정은 무엇이었나.

“주한미국 대사관 사람들과 저녁을 먹었다. 별 얘기는 하지 않았다. 오늘 막 서울에 왔으니까 안부 인사 수준이었다.”

▶오늘 북한에서 발표한 담화 어땠나. (북한 외무성은 27일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조·미(북·미) 대화가 열리려면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부는 연말”이라고 못 박았다.)

“하하…”

▶이번에 판문점에 안 가면 평양으로 가나.

“기자인가?”

▶궁금하니까.

“난 서울에서 ‘우리 보스들(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