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1인 가구 지출의 절반 가까이가 생활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식비 비중이 가장 컸고 여가와 쇼핑, 가족에게 송금 등이 뒤를 이었다. 1인 가구의 절반이 2년 내 더 넓은 집으로 이사 갈 계획이며, 끼니의 절반 이상을 혼자 해결하고 있었다. 특히 절반 가량이 대출이 있었는데 평균 대출액은 6200만원에 달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3일 국내 1인 가구의 생활·인식·금융 이용현황 등을 분석한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1인가구 보고서는 2017년 이후 매년 발간되고 있으며 올해는 서울, 수도권,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세~59세 1인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출은 절반 정도(47.8%)가 생활비에 해당했다. 생활비 가운데 식비(16.7%)가 가장 많았고 '여가·쇼핑'(10.1%), '가족에게 송금'(7.2%), 교통·통신(6.9%), 경조사비(3.3%) 순으로 집계됐다. 주거비로는 11.2%, 대출 상환에는 9.3%를 지출했고 소득의 30.8%는 투자 또는 저축했다.

주거형태별로는 자가·전세 거주자는 절반 가량이 '가장 부담되는 지출 항목'을 '식·음료비'라고 답했지만 월세 거주자는 80%가 '주거비'를 가장 부담되는 지출이라 답했다.

소비 패턴은 '구매 전에 여러 곳을 충분히 비교하며'(62.2%) 진행하거나 '포인트·쿠폰을 챙겨서 활용'(55.0%)하는 식이 많았다. 구매를 결정할 때는 온라인 평판에 대한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20·30대의 경우 '사용후기나 리뷰를 참고한다'는 비율이 80%에 달했다.

1인 가구는 하루에 2~3끼, 일주일에 15.8끼를 먹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9끼를 혼자 식사(혼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 밖에서의 혼밥은 남성 1인가구가 여성보다 훨씬 많았는데 20대 남성은 32.0%, 여성은 9.2%로 격차가 컸다. 2인 이상만 주문이 가능하거나 1인용 좌석이 없다는 게 혼밥을 꺼리는 이유였다.

금융자산의 60%를 예·적금, 16%를 입출금식 통장(MMF 포함) 또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대출이 있는 1인가구는 45% 정도로 평균 대출액은 6200만원 수준이었다.

자가 거주자 가운데는 절반이 넘는 53.8%이 대출을 받았고 담보대출(76.3%)도 많았다. 반대로 월세 거주자는 대출이 없는 가구가 57.8%에 달했다. 있더라도 신용대출(79.1%)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87%가 보험에 가입했고 평균 가입 상품 수는 2.9개였다. 실손의료보험(63%, 중복응답)과 질병보험(48%)이 가장 많았다. 앞으로 가입할 상품으로는 연금보험·치아보험을 꼽았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