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라운드에 세 번이나 중거리 퍼트가 홀 돌아나와
4타 줄인 박인비 "아쉬운 퍼트…그래도 감각 많이 좋아졌어요"
'컴퓨터 퍼트' 박인비(31)가 최근 퍼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박인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6천619야드)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385만 달러)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았다.

2라운드까지 1오버파로 26위에 머물렀던 박인비는 오전 6시 20분 현재 순위를 공동 7위까지 끌어올렸다.

3라운드 4개 홀을 남긴 선두 해나 그린(호주)의 9언더파와는 6타 차이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1, 3라운드에서 퍼트 28개를 했고 2라운드에서는 29개를 기록했다.

'퍼트의 달인'으로 불린 그는 올해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에서 30.14개로 69위다.

지난해 29.13개로 15위, 2017년 28.94개로 7위 등과 비교해 숫자나 순위가 모두 하락했다.

박인비는 3라운드를 마친 뒤 "관건은 퍼트"라며 "오늘도 전반 9개 홀에서는 퍼트 감각이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샷 감각에 비해 퍼트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박인비는 전반에만 버디 4개로 기세를 올렸으나 후반 9개 홀에서는 모두 파를 기록했다.

특히 12번과 15번 홀에서는 모두 중거리 퍼트가 홀을 돌아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박인비는 2라운드 18번 홀에서도 약 6m 정도 퍼트가 홀을 맞고 들어가지 않았다.

홀 주위를 돌고 안 들어간 이 세 번의 퍼트 중에서 1, 2개만 버디로 연결됐더라도 선두 경쟁에 훨씬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그래도 그런 퍼트가 나왔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퍼트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또 예전에 안 들어갈 퍼트가 많이 들어갔으니 그런 것이라며 빨리 잊어야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여유를 보였다.

박인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퍼트 감이 안 좋다"며 "한 2016년까지는 퍼트가 잘 들어갔던 것 같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4타 줄인 박인비 "아쉬운 퍼트…그래도 감각 많이 좋아졌어요"
미네소타주는 박인비가 2008년 US오픈을 우승한 장소로 그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이날 3라운드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도 11년 전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현지 기자가 "2008년 당신의 경기를 본 사람들은 퍼터 얘기만 한다"고 얘기를 꺼내자 박인비는 "내일은 그때의 퍼트 감각이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해 인터뷰장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인비는 2008년 US오픈이 열린 미네소타주 에디나의 인터라켄 골프장으로부터 올해 대회 기간에 한 번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대회 출전으로 시간이 나지 않았다.

박인비는 "아직도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힘이 된다"며 "내일 응원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