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활동 한인 음악인들이 무대 꾸며…6·25 참전용사 추모 노래도 선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서 깊은 음악학교인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21일 밤(현지시간) 로마 중심가 스페인광장 인근에 위치한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강당이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성악가들과 피아니스트,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어우러져 한반도 평화의 염원을 담아 선사하는 멜로디로 넘실댔다.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서 한반도평화 기원 음악회
이날 음악회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과 주이탈리아한국문화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탈리아지회가 '한반도 평화음악회-다시 찾은 우리의 땅, 우리의 노래'라는 제목 아래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 행사에는 이탈리아 정계와 문화계 인사, 한국 교민 등 약 4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로 구성된 재이탈리아한인음악협회 소속 성악가와 기악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밀양 아리랑' 등 흥겨운 한국 민요와 '그리운 금강산', '꽃구름 속에' 등 한국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 이탈리아 칸초네를 들려주며 한반도의 평화와 한국-이탈리아 양국의 우의를 기원했다.

특히 6·25전쟁 69주년을 앞두고 이탈리아 참전용사를 기억하는 의미로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무명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시에 가락을 붙인 '비목' 등 추모 노래도 함께 선보여 의미를 더했다.

이탈리아는 한국전쟁에 의무병 128명을 파병한 참전국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탈리아 참전용사 유가족과 이탈리아 적십자사 관계자, 로마에 주재하는 한국전 참전국 대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서 한반도평화 기원 음악회
권희석 주이탈리아 대사는 축사에서 "3·1 독립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에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음악회를 개최하게 돼 뜻깊다"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한국민들의 노력이 열매를 맺어 앞으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구축되기를 함께 기원하자"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권 대사는 "한국은 한국전쟁 당시에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도움과 지지로,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빠르게 발전해 왔다"며 "오늘 음악회를 통해 이탈리아 내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