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교원 양성 인원을 조정하고, 양성 과정을 유연하게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이 줄어드는 만큼 교원 신규 채용도 줄이겠다는 의미다.

[단독] "교사 채용, 계획보다 감축 검토"
13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2019년도 지방교육재정전략회의 발표 안건 주요 내용’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7년 846만 명에 달했던 학령인구가 2067년 364만 명으로 급감하는 데 따른 대응으로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구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료는 전날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연 지방교육재정전략회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부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초·중등 분야 대응책으로 교원 수급 조정을 첫손에 꼽았다.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것과 동시에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교원 수급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4월 ‘중장기 교원 수급계획’을 발표하면서 2018년 4088명이던 연간 공립초 교사 선발 인원을 2025년 3500명, 2030년 31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당시 교육부가 예상한 2030년 초등학생 수가 226만 명이었던 것과 달리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2030년 180만 명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로선 교원 수급계획을 추가로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5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을 통해 역량 미달 대학의 입학정원을 감축하는 등 교원 양성 인원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사범대 교원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교사 외에 다른 진로를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교원 양성과정을 유연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같은 내용은 오는 12월 발표할 예정인 인구 구조 변화 대비 교원정책에 담길 전망이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남는 교내 유휴 시설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학교시설 활용 및 복합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고등 분야에서도 폐교 대학을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중앙부처 등과 함께 복지, 문화, 창업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전략회의에서 올해 2학기부터 시작되는 고교 무상교육이 2024년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산 마련 방안을 찾는 정책연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간 고교 무상교육 정책은 5년 뒤 재원 마련책이 없어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교육부는 2024년 이후 고교 무상교육 재원 마련 계획을 연내 내놓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한국교육개발원 등과 ‘인구구조변화대응교육협의체’(가칭)를 구성하고, 인구 변화에 따른 교육 정책방향을 함께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