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재 중 진에어, 조현민 왜 복귀했나...`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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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가까이 신규노선 불허 등 정부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가 조현민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다양한 구제 요청에도 완고한 태도를 보이던 국토교통부가 최근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등 `희망의 빛`이 보였는데, 조 전 부사장의 복귀로 다시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12일 진에어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진에어에 가하고 있는 신규노선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진에어는 작년 4월 조현민 전 부사장이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지탄을 받은 데 이어 그가 미국 국적 보유자이면서 2010∼2016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나 면허취소 위기에 몰렸다.
회사가 존폐 갈림길에 서자 회사는 물론 노동조합까지 나서 "면허취소는 생존권 박탈"이라고 외치며 정부에 탄원서를 내고 장외 집회를 열어 여론전을 폈다.
이런 노력 끝에 진에어는 면허취소는 모면했으나 국토부는 작년 8월 진에어에 신규 운수권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 경영확대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제재가 10개월째 이어지면서 진에어는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봤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경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알짜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새 항공기를 도입하며 수익 기반을 닦을 때 진에어는 이를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실제로 진에어는 올해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지난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몽골·싱가포르 노선과 5년 만에 문이 열린 중국 하늘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국토부는 제재 대상인 진에어의 신청서는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LCC들이 공격적으로 새 항공기를 들여오며 투자를 확대할 때도 진에어는 이미 들여와 도색까지 마친 항공기도 제때 투입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런 상황에도 진에어는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3월 진에어 회장직을 맡고 있던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내리고, 이사회를 사외이사(3인)가 사내이사(2인)보다 많은 구조로 바꾸며 경영문화 개선 노력을 하면서 서서히 제재 완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진에어와 진에어 노조 모두 "정부의 과도한 제재로 회사의 생존이 존폐 기로에 섰다"며 제재 철회 주장 강도를 높였다.
진에어 노사의 이 같은 호소가 계속되면서 최근 국토부 내부에서도 진에어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나름의 경영문화 개선 등 노력이 있는 만큼 제재 완화를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류가 형성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과도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 진에어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 등이 실질적으로 이뤄졌는지 자료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해 제재 완화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진에어 관계자도 "6월 초 들어 실무부서에서 국토부와 제재 완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된다는 말을 듣고 내부에서는 이제야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말이 돌았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진에어의 이런 기대는 지난 10일 조현민 전 부사장이 한진칼[180640] 전무 및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우려로 바뀌고 있다.
국토부는 작년 진에어 제재 근거로 `비정상적인 경영행태` 재발 방지를 들었다.
면허취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진에어가 제출한 법률 위반 행위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해 경영 투명성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면허자문회의 등 외부 의견을 수렴해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직책을 맡았다.
한진 측은 이 자리를 사회공헌 활동과 신사업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그룹 전반의 홍보·마케팅에 직접 관여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계열사인 진에어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진에어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전대미문의 국토부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이유는 바로 조 전 부사장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 일가의 갑질 때문"이라며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이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1대 주주인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것은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다.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를 직접 경영할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에 대한 제재는 당초 국토부가 정한 원칙대로 가는 것"이라며 "이는 항공산업이 일반 산업과 달리 공공성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에어가 그동안 추진한 경영문화 개선 등의 성과를 정리해 제출하면 조 전 부사장 복귀가 진에어 경영에 미치는 영향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재를 어떻게 할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양한 구제 요청에도 완고한 태도를 보이던 국토교통부가 최근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등 `희망의 빛`이 보였는데, 조 전 부사장의 복귀로 다시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12일 진에어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진에어에 가하고 있는 신규노선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진에어는 작년 4월 조현민 전 부사장이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지탄을 받은 데 이어 그가 미국 국적 보유자이면서 2010∼2016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나 면허취소 위기에 몰렸다.
회사가 존폐 갈림길에 서자 회사는 물론 노동조합까지 나서 "면허취소는 생존권 박탈"이라고 외치며 정부에 탄원서를 내고 장외 집회를 열어 여론전을 폈다.
이런 노력 끝에 진에어는 면허취소는 모면했으나 국토부는 작년 8월 진에어에 신규 운수권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 경영확대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제재가 10개월째 이어지면서 진에어는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봤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경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알짜 노선에 신규 취항하고 새 항공기를 도입하며 수익 기반을 닦을 때 진에어는 이를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실제로 진에어는 올해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지난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몽골·싱가포르 노선과 5년 만에 문이 열린 중국 하늘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국토부는 제재 대상인 진에어의 신청서는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LCC들이 공격적으로 새 항공기를 들여오며 투자를 확대할 때도 진에어는 이미 들여와 도색까지 마친 항공기도 제때 투입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런 상황에도 진에어는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올해 3월 진에어 회장직을 맡고 있던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내리고, 이사회를 사외이사(3인)가 사내이사(2인)보다 많은 구조로 바꾸며 경영문화 개선 노력을 하면서 서서히 제재 완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진에어와 진에어 노조 모두 "정부의 과도한 제재로 회사의 생존이 존폐 기로에 섰다"며 제재 철회 주장 강도를 높였다.
진에어 노사의 이 같은 호소가 계속되면서 최근 국토부 내부에서도 진에어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나름의 경영문화 개선 등 노력이 있는 만큼 제재 완화를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류가 형성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과도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 진에어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 등이 실질적으로 이뤄졌는지 자료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해 제재 완화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진에어 관계자도 "6월 초 들어 실무부서에서 국토부와 제재 완화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된다는 말을 듣고 내부에서는 이제야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말이 돌았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진에어의 이런 기대는 지난 10일 조현민 전 부사장이 한진칼[180640] 전무 및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우려로 바뀌고 있다.
국토부는 작년 진에어 제재 근거로 `비정상적인 경영행태` 재발 방지를 들었다.
면허취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진에어가 제출한 법률 위반 행위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해 경영 투명성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면허자문회의 등 외부 의견을 수렴해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직책을 맡았다.
한진 측은 이 자리를 사회공헌 활동과 신사업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그룹 전반의 홍보·마케팅에 직접 관여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계열사인 진에어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진에어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전대미문의 국토부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이유는 바로 조 전 부사장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 일가의 갑질 때문"이라며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이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1대 주주인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 것은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다.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를 직접 경영할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에 대한 제재는 당초 국토부가 정한 원칙대로 가는 것"이라며 "이는 항공산업이 일반 산업과 달리 공공성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진에어가 그동안 추진한 경영문화 개선 등의 성과를 정리해 제출하면 조 전 부사장 복귀가 진에어 경영에 미치는 영향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재를 어떻게 할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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