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기중앙회장(왼쪽)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개성공단 설명회를 연 뒤, 앤디 김 하원의원(뉴저지)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왼쪽)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개성공단 설명회를 연 뒤, 앤디 김 하원의원(뉴저지)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1일(현지시간)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과 함께 미국 연방하원을 찾아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도록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을 정치적인 문제로 열었다 닫았다 하는 일이 없도록 개성공단에 미국, 일본, 유럽 기업이 진출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개성공단을 국제공단으로 만드는 일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초대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을 지낸 김 회장은 이날 미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에서 ‘개성공단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브래드 셔먼 하원 아태소위원장과 주디 추, 한국계 앤디 김 등 민주당 하원의원 3명 및 일부 의원 보좌관이 참석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측에선 김 회장 외에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 등 8명이 함께했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개성공단은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이 결합된 남북한 경제협력 모델이자, 군사적 평화공존 지대”라며 “북한은 개성공단을 운영하며 시장경제 시스템을 도입했고 개성공단 건립으로 군 부대가 후방으로 재배치되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시장경제의 유통과 한반도 평화조성 노력은 ‘대북제재강화법’상 제재조치 위반이 아니라 제재면제 조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셔먼 위원장은 “대북제재 면제를 위한 기본 전제는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의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에 뚜렷한 진전이 있어야 개성공단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또 과거 개성공단 가동과 관련해 “(북한) 노동자들이 실제로 임금을 받았는지를 놓고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개성공단에서 지급된 급여가 결국 북한 정권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설명회 뒤 국내 언론의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개성공단 재개에 강경했던 미국의 의견을 누그러뜨리고 개성공단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려 했는데 우리가 바란 것까지 다 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며 셔먼 위원장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면 개성공단 재개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 의원들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따른 북한의 중국 의존도 심화, 개성공단에서 지급된 급여가 북한 정권에 흘러가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오는 16일까지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를 돌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와 국무부 관계자 등을 만나 개성공단 재가동 필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