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월요일 월가브리핑]

[트럼프, 멕시코 협상 결과에 “위대한 승리”]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협상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현 시점에서 원하는 것을 다 얻어냈고, 추가 압박 여지까지 남겨뒀기 때문입니다. 그는 현지시간 8일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는 합의안 이행을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그렇게 한다면 미국과 멕시코 모두에게 매우 성공적인 협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는 멕시코가 남부 과테말라 국경에 군인을 거의 배치하지 않았지만, 이곳에 국가방위군 6000명을 배치할 것이라며 이전과 달라진 점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팜벨트 유권자를 의식한 듯 “멕시코는 우리의 위대한 애국자 농민들로부터 대량의 농산물 구매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미국과 멕시코의 공동선언문을 보면 멕시코는 미국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서 전례 없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1) 우선 멕시코는 미국으로 들어가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남부 과테말라 국경에 국가방위군 6000명을 10일부터 배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2) 미국 망명 신청을 희망하는 불법 이민자는 신속히 멕시코로 돌려보내고, 망명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을 멕시코에 체류하도록 하며, 3) 일자리와 건강보험, 교육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4) 또한 멕시코가 인신매매 조직 및 불법 금융, 수송 네트워크 등을 와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5) 이를 위해 양국이 정보를 공유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6) 마지막으로 선언문 발표 이후 90일 안에 불법 이민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양국은 추가 조치를 논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협상 결과만 놓고 본다면 미국의 승리가 분명하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번합의가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의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위기를 촉발해 놓고 해결했다고 선언하면서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AP통신 역시 "이번 합의는 기존 논의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전혀 새롭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도 “미국의 우방이자 이웃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무모하게 위협해, 세계에서 미국의 탁월한 리더십을 약화시켰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위협과 분노발작은 외교 정책을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멕시코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기를 들기는 했지만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이 적어 보입니다.



[미중 전쟁에 삼성-SK하이닉스 진퇴양난]

멕시코를 제압한 미국의 칼날은 이제 중국을 겨누고 있습니다. 멕시코가 미국의 관세 위협에 백기를 들고 투항한 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을 향해 무역협상에 복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므누신 장관은 기자들에게, 멕시코에 이어 중국도 교착상태인 무역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회의 결과 므누신 장관은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과 무역과 관련해 건설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지만 외신들은 외교적인 대화에서 ‘솔직하다’, 즉 ‘candid’라는 표현은 종종 어느 정도의 이견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G20 회의에서는 미중 양국이 만족할 만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중국이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들을 불러 미국에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경고를 받은 기업 가운데는 삼성과 SK하이닉스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4~5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삼성전자 등 주요 IT 기업들을 불러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거래금리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중국 삼성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지만, 기술냉전의 심각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최근 미국이 우리 정부에 화웨이 거래제한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도 압박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들이 미중 대결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해 보이는데요,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도 최소한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세원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