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30% 요청…다음 주총서 신규 사외이사 후보 추천"
KB자산운용이 3대 주주로 있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에 5일 주주 서한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기준 SM 지분을 7.59% 보유한 KB자산운용은 이날 SM에 보낸 주주 서한에서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합병과 배당 등을 요청하고 새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현재 SM은 영업이익 46% 규모의 인세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에 지급하고 있다"며 이수만 총괄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SM에서 수취하는 인세는 소액주주와 이해 상충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액주주와 오너 간 이해상충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주주소송을 겪게 될 수도 있다"며 "라이크기획과 SM 간 합병과 30% 배당성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SM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라이크기획은 SM 소속 가수 음반과 SM 제작 음반의 음악자문 및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며 SM은 라이크기획에 매출액의 최대 6%를 인세로 지급해왔다.

이에 따라 라이크기획은 지난해 145억원, 2017년에는 108억원을 SM으로부터 받아갔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SM은 2000년 상장 이후 지금까지 배당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또 KB자산운용은 "SM은 레스토랑, 와이너리, 리조트 등 본업과 무관한 사업을 무리하게 지속해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SM USA 산하 자회사와 에스엠에프앤비는 본업과 관련성이 없고 현재까지 발생한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역량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SM을 퇴사한 이수만 총괄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사업이라는 사실은 구태적인 기업문화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KB자산운용은 "SM 이사회 스스로 경영에 대한 내부 통제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음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 이사후보를 추천해 이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SM에 오는 20일까지 주주 서한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5월 31일 기준 SM 주식을 177만5천50주 보유해 지분율이 직전 보고일인 4월 30일의 6.60%에서 7.59%로 늘었다고 이날 별도로 공시했다.

SM은 최근 공시 기준 최대주주인 이수만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9.49%를 보유하고 있고 2대 주주는 지분 8.1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4대 주주는 지분율 5.13%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다.

KB자산운용의 주주 서한 발송 소식이 장 막판에 전해지면서 SM 주가는 이날 하루 4.01% 오른 4만5천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SM은 최근 라이크기획 관련 내부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은 2000년 당사 코스닥 상장 이후 해당 계약과 거래 내용이 투명하게 공시·감사됐다"며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다만 SM 측은 "주주가치 증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