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지학원 "재산 팔아 192억 빚 갚겠다"
한 개인 채권자의 빚 4억3000만원을 갚지 않아 파산신청을 당했던 명지학원(이사장 현세용)이 재산을 팔아 ‘사기분양’ 관련 빚 192억원을 모두 갚기로 했다. 10년간 이어진 채권자들과의 갈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명지학원이 서울회생법원의 중재를 받아들인 것이다.

▶본지 5월 24일자 A29면 참조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부장판사 전대규)은 지난달 31일 명지학원과 채권자 김모씨 측 간 마지막 심문절차에서 ‘조정 권고’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명지학원 측에 대해선 사기분양 혐의로 김씨에게 갚아야 할 배상금 빚 4억3000만원 가운데 이달 말까지 2억원, 오는 8월 말까지 나머지 2억3000만원을 갚으라고 권고했다.

또 경기 용인시 명지대 캠퍼스 내에 지어진 실버타운 ‘명지 엘펜하임’ 등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교육부의 매각 허가를 받을 경우 그 재원으로 사기분양 관련 나머지 피해자들에게 진 빚 188억원도 갚으라고 권고했다.

명지학원 사기 분양 사건은 2004년 명지 엘펜하임 분양 당시 명지학원 측이 “9홀짜리 골프장을 지어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광고한 것이 발단이 됐다. 명지학원 측은 골프장을 짓지 못해 2009년 분양 피해자들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피해자 33명은 2013년 최종 승소해 192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명지학원 측은 교육부 허가 없이는 경매 압류 등이 불가능하도록 한 사립학교법과 엘펜하임 시세 하락 등을 이유로 배상을 미뤘다. 결국 김씨는 작년 12월 법원에 명지학원 파산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날 교육부에도 “부채상환 및 명지학원 정상화 목적이라면 재산처분조건을 완화하라”고 권고했다. 명지대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57.3%로 엘펜하임을 처분하면 22.6%로 떨어진다. 법원의 조정 권고안이 이행되면 법원은 파산 기각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