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브리핑] 中 환율관찰국 유지...美, 무역협상 `히든카드`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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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목요일 월가브리핑]
[中 ‘환율관찰국’ 유지…美 히든카드 남겼다]
어제 새벽, 미국의 2019년 환율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 무역대상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가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지 여부를 점검하는데요, 이번에는 5월 말까지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던 탓에 어쩌면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중국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다만 산업보조금 등을 거론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는데요,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 히든 카드’로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무사히 넘어갔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중국 정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앞으로 중국의 대미 흑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보조금과 국영기업 등 시장 왜곡 세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월가브리핑에서도 보조금 전쟁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해드린 바 있죠. 미국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불공정 무역이라고 단단하게 비판하는 모양새입니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환율보고서는 상, 하반기에 나눠 매년 두 차례 발표됩니다. 2020년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카드를 꺼내들 기회가 적어도 두 번은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레조나 홀딩스의 수석 전략가인 카지타 신스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두 나라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지만, 그렇다고 향후 시장이 낙관적으로 흘러갈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즉, 미국은 단지 지금 과정에서 당장 이 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뿐, 향후 협상 추이에 따라 상황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환율관찰국 유지 현상의 그 이면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원-달러 환율 급등…1200원 넘을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이 최대 피해국으로 지목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4%가량 상승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오른 통화로 꼽히고 있죠? 월스트리트 신흥국 통화 담당자는 최근 원화 가치의 폭락이 미중 무역전쟁 악화로 촉발됐다고 언급했는데요, 양국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월가의 환트레이더들은 미중 당사국 외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가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바로 대만과 한국, 말레이시아였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표에서도 당사국인 중국을 제외하고, 대만이 2위, 한국이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모습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특히 대만의 경우는 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환트레이더들에게 악명 높기로 유명한 마하티르 총리가 재집권한 상황입니다. 그는 과거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고정환율을 도입해 환트레이더들과 싸웠던 사람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신흥국 중에서도 환시장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을 타깃으로 꼽았습니다.
로이터가 아시아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환포지션을 조사한 결과 지난 23일까지 2주 동안 한국 원화에 대한 매도, 즉 숏 포지션이 확대됐습니다. 각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포지션을 -3부터 3까지 지수로 측정한 결과, 원화 포지션이 1.69로 조사 대상 9개국 중 가운데 가장 높았고 2008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달러에 대한 매수, 즉 롱 포지션이 가장 클 때가 3이고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달러에 대해 해당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추세가 강하다는 뜻인데요, 원화는 중국의 위안화보다도 더 비관적 전망을 안고 있으며 위안화 다음으로는 대만, 싱가포르 등이 숏 포지션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달러 어제 환율은 또다시 1190원을 돌파했습니다. 지금 현재는 1193원 기록하고 있습니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원화가 당분간 달러당 1150원에서 1200원 사이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중기적으로는 12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도 속속 제기됩니다. 6월 G20 협상이 가장 중요해 보이는데요, 양국의 강대강 대치 속에서 한국 환율도 안정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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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율관찰국’ 유지…美 히든카드 남겼다]
어제 새벽, 미국의 2019년 환율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 무역대상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가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지 여부를 점검하는데요, 이번에는 5월 말까지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던 탓에 어쩌면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중국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다만 산업보조금 등을 거론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는데요,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를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 히든 카드’로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무사히 넘어갔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는 중국 정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앞으로 중국의 대미 흑자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보조금과 국영기업 등 시장 왜곡 세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제 월가브리핑에서도 보조금 전쟁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해드린 바 있죠. 미국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불공정 무역이라고 단단하게 비판하는 모양새입니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환율보고서는 상, 하반기에 나눠 매년 두 차례 발표됩니다. 2020년 미국 대선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카드를 꺼내들 기회가 적어도 두 번은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레조나 홀딩스의 수석 전략가인 카지타 신스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두 나라가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지만, 그렇다고 향후 시장이 낙관적으로 흘러갈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즉, 미국은 단지 지금 과정에서 당장 이 카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뿐, 향후 협상 추이에 따라 상황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환율관찰국 유지 현상의 그 이면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원-달러 환율 급등…1200원 넘을까?]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이 최대 피해국으로 지목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4%가량 상승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오른 통화로 꼽히고 있죠? 월스트리트 신흥국 통화 담당자는 최근 원화 가치의 폭락이 미중 무역전쟁 악화로 촉발됐다고 언급했는데요, 양국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월가의 환트레이더들은 미중 당사국 외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가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바로 대만과 한국, 말레이시아였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표에서도 당사국인 중국을 제외하고, 대만이 2위, 한국이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모습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특히 대만의 경우는 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환트레이더들에게 악명 높기로 유명한 마하티르 총리가 재집권한 상황입니다. 그는 과거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고정환율을 도입해 환트레이더들과 싸웠던 사람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신흥국 중에서도 환시장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을 타깃으로 꼽았습니다.
로이터가 아시아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환포지션을 조사한 결과 지난 23일까지 2주 동안 한국 원화에 대한 매도, 즉 숏 포지션이 확대됐습니다. 각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포지션을 -3부터 3까지 지수로 측정한 결과, 원화 포지션이 1.69로 조사 대상 9개국 중 가운데 가장 높았고 2008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달러에 대한 매수, 즉 롱 포지션이 가장 클 때가 3이고 이 수치가 높을수록 달러에 대해 해당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추세가 강하다는 뜻인데요, 원화는 중국의 위안화보다도 더 비관적 전망을 안고 있으며 위안화 다음으로는 대만, 싱가포르 등이 숏 포지션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달러 어제 환율은 또다시 1190원을 돌파했습니다. 지금 현재는 1193원 기록하고 있습니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원화가 당분간 달러당 1150원에서 1200원 사이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중기적으로는 12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도 속속 제기됩니다. 6월 G20 협상이 가장 중요해 보이는데요, 양국의 강대강 대치 속에서 한국 환율도 안정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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