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왕좌의 게임 `돌연 결방`…사드 사태 데자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드라마를 비롯한 콘텐츠들이 중국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인 영화배우나 탤런트들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미·중 무역 전쟁의 `한파`가 미국이 제작한 콘텐츠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영화배우들에게 밀어닥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최근 막을 내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최종회를 중국 시청자들은 볼 수 없었다.

`왕좌의 게임`은 당초 지난 20일 오전 9시 중국 내 독점권을 가진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텐센트 비디오는 방영 시간 1시간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 미디어인 웨이보 계정에서 전송상의 문제가 있다면서 이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았다.

`왕좌의 게임`은 아직 방영되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쓰촨 라디오·TV 방송국도 지난주 미국의 가족 드라마인 `바다를 건너 너를 보기 위해 왔다`의 첫 방영을 시작한다고 예고해 놓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취소했다.

이 방송국은 "몇 가지 이유로 스케줄을 재조정한다"면서 방영을 미루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밖에 중국 관영 CCTV의 영화 채널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중국 드라마의 방영을 취소하고 한국전쟁을 다룬, 이른바 `항미원조` 영화를 긴급 편성하기도 했다.

중국은 한국전쟁을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뜻에서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배우나 탤런트들도 잇따라 방송국이나 프로덕션으로부터 방송 출연 취소 통보를 받고 있다.

미국인 한 남성 배우는 며칠 전부터 3건의 TV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배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나의 유일한 직업"이라면서 7년 전부터 중국에서 배우 활동을 했는데 갑자기 방송 출연이 배제됐다고 전했다.

중국의 방송 및 영화계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의 파고가 밀어닥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과 관련된 방송프로그램 제작이 취소되거나 이미 계획된 방송 일정이 지연되는 일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 TV 프로그램에서 다수의 역을 맡은 한 미국인은 "중국에서 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2건이 며칠 새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민감한 시기"라면서 미국인들을 겨냥한 `탄압`이 확산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중국이 2017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프로그램의 방영과 한국 배우들의 출연을 금지한 상황과 비교하기도 한다.
중국, 美 왕좌의 게임 `돌연 결방`…사드 사태 데자뷔
디지털뉴스부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