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획기적인 개선 방안이 없는 1·2기 신도시 보완 대책을 발표하면서 성난 민심이 수그러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청약시장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고 있는 검단신도시 등의 침체된 상황도 지속될 전망이다.

"의미 없는 희망고문만…" 1·2기 신도시 주민 '부글부글'
이날 간담회 이후 1·2기 신도시 주민 반발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25일에도 고양 일산동구청과 인천 완정역 앞에서 추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검단신도시 입주자총연합회 관계자는 “인천시에서 정부에 요청했다는 검단신도시 대책(전매제한 3년에서 1년으로)을 보고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검단에도 5호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지금 당장 교통망을 확충해달라”고 요구했다.

일산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간담회 내용을 보니 주민들 주장은 듣지도 않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일산 주민들이 재산권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존 대책들은 의미 없는 희망고문”이라며 김 장관과 이재준 고양시장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창릉·부천시 대장 등 3기 신도시를 추가로 지정한 후 처음으로 진행된 2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은 흥행에 참패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들어서는 동양건설산업의 ‘검단 파라곤 1차’는 지난 22일 1순위 당해·기타지역 청약 결과 874가구 모집에 65명만 신청했다. 경쟁률이 0.07 대 1에 불과했다.

1기 신도시인 일산 집값도 연일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20일 기준) 일산동구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14%로, 전주(-0.10%)보다 하락폭을 확대했다. 9일 기준 -0.02%였던 변동률은 3기 신도시 발표 직후 하락폭이 다섯 배 커진 -0.10%까지 확대되며 하락폭이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전주 하락률이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0.19%까지 떨어진 일산서구는 이번주 -0.16%로 소폭 완화됐다. 하지만 매수세가 사실상 실종되며 현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 설명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