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화면 통해 확인, "재물손괴 혐의 적용 방침…명예훼손도 가능"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주변 게시판이 훼손된 가운데 경찰이 용의자 2명에 대한 추적을 3일째 이어가고 있다.

김해서부경찰서는 노무현재단 측으로부터 건네받은 게시판 주변 CCTV를 통해 지난 21일 오전 5시께 2명이 게시판에 접근한 장면 등을 확인하고 이들을 용의자로 추적 중이다.

CCTV에는 흐릿하지만 2명이 게시판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며 10분가량 머무른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봉화산에서 내려왔다가 게시판 앞에서 한동안 머무른 뒤 다시 산 쪽으로 향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경찰은 이런 장면 등을 토대로 이들 용의자가 미리 파온 글자 틀 등을 활용해 '문죄인은 감옥으로, 황 대표는 청와대로', '뇌물 먹고 자살했다'는 등 혐오 문구를 게시판에 빨간색으로 새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당일 오전 7시 30분께 방문객을 통해 신고를 받은 노무현재단 측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경찰은 이후 해당 게시판 겉면을 뜯어내 감식했지만, 지문 등 직접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주변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해당 시간 전후 봉화산 주변을 오간 차량을 상대로 수색 범위도 넓히고 있다.

경찰은 게시판을 훼손한 이들 용의자에게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또 노무현재단 측에서 별도 처벌을 원할 경우 명예훼손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물손괴 혐의에 더해 명예훼손 혐의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피해자 조사를 통해 의사를 확인할 것"이라며 "일단 수색 범위를 넓혀 용의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