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첫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V50 씽큐가 기대 이상의 판매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일 출시 후 열흘 만에 11만 대가량 팔렸다. 이전 제품인 V40에 비해 네 배 많은 수준으로, 역대 가장 많이 팔린 LG G3와 비슷하다.

LG G3는 LG 스마트폰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시장에서 1000만 대 이상 팔린 최고 흥행 제품이다. V50 씽큐가 위기에 빠진 LG 스마트폰 사업을 살리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V50씽큐'로 LG폰 'V자 반등'하나
“기대 이상” 평가…타이밍 효과도

V50 씽큐가 예상보다 많이 팔린 것은 통신사 간 5G 가입자 모집 경쟁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V50 씽큐가 출시된 첫 주말 통신 3사는 최저 33만원에서 최대 77만3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줬다.

일부 통신사에선 대당 평균 60만~70만원의 판매 리베이트를 지급해 한때 일부 스마트폰 판매점에선 출고가 119만9000원짜리 V50 씽큐를 기기변경(통신사를 유지하고 스마트폰만 바꾸는 것) 시 0원, 번호이동(통신사를 바꾸는 것)하면 오히려 10만원을 받고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가 화면 결함 문제로 출시일이 미뤄진 것도 V50 씽큐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품 자체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LG전자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V50 씽큐를 처음 공개했을 때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이용해본 이용자들 사이에선 “생각보다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V50 씽큐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용자가 꼽는 가장 큰 장점은 ‘멀티 태스킹’이다. 전용 액세서리인 듀얼 스크린을 끼우면 두 개의 화면을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게임을 하다가 카카오톡 메시지가 오면 게임을 멈추지 않고도 메시지를 확인하고 보낼 수 있다. “대용량 초고속 이동통신망인 5G 서비스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폴드는 수율 문제 등으로 올해 세계적으로 100만 대만 생산하기로 해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V50 씽큐는 대규모 양산이 가능해 앞으로 판매 확대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기 흥행효과 이어질까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누적 적자는 3조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에도 20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회생 전략의 일환으로 최근 국내 경기 평택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V50 씽큐가 흥행에 성공하면 위기 탈출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된다.

반면 초기 흥행효과가 이어져 G3와 같은 성적을 내기엔 역부족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지난달 상용화한 5G 통신망이 여전히 불안하고, 5G 관련 서비스와 앱(응용프로그램)도 아직 많지 않다. 듀얼 스크린을 장착하면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두껍고 무거워 휴대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 브랜드 충성 고객이 경쟁사인 삼성과 애플에 비해 적다는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