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모델 호조세 5G 모델로 이어가
LG V50 이달 31일 미국 출시 확정
북미 스마트폰 점유율 변동 가능성
포문은 삼성전자가 열었다.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16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5G폰인 '갤럭시S10 5G' 판매를 시작했다. 버라이즌은 앞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갤럭시S10 5G 모델의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버라이즌은 갤럭시S10 5G를 두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기본형은 1299달러, 저장용량이 기본형의 2배인 버전은 1399달러에 판매한다.
삼성전자는 앞서 출시한 갤럭시S10 LTE 모델의 판매 호조세를 5G 모델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10 LTE 모델은 미국 출시 첫 주 전작인 갤럭시S9의 같은 기간 판매량 대비 16% 더 많이 팔렸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전분기 22%에서 28%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26%) 대비로도 2%포인트가 증가했다.
다음달 시장에 다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도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힘을 보탠다. 화면 보호막 문제와 힌지(접히는 부분) 내에 이물질이 유입되는 결함으로 미국 출시가 연기됐지만, 현재 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5G 스마트폰 'V50 씽큐'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최근 V50 씽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전파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져 이달 31일 현지 출시 일정도 확정됐다. 미국에서는 국내와 달리 듀얼 스크린을 제외하고 5G 스마트폰만 단독 출시한다. LG전자는 고전하고 있는 유럽·중국 등과 달리 북미 시장에서 약 10%대 중반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한 동안 삼성전자 외 경쟁업체들이 5G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만큼 V50 씽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한층 높일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 5G 스마트폰은 갤럭시S10 5G와 V50 씽큐 두 제품 뿐일 것으로 전망된다. 버라이즌이 지난달 4일 5G 상용화 때 출시한 스마트폰은 모토로라 ‘모토 모드’로,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모토 Z3’에 5G 통신용 모뎀을 따로 끼워야 5G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사실상 5G 스마트폰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화웨이, 샤오미가 5G 스마트폰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로 꼽히지만 양사 스마트폰은 미국에 정식 출시된 전례가 없다. 이들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또 미국시장 1위 사업자인 애플은 빨라도 2020년, 늦으면 2021년에서야 5G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G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며 북미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 지난해 점유율은 애플(38.0%)이 1위였고 삼성전자(26.5%)와 LG전자(15.9%)가 뒤를 따르고 있다.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한편 버라이즌은 갤럭시 S10 5G 출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워싱턴DC, 애틀란타, 보스턴, 댈러스, 휴스턴 등 20개 도시로 5G 서비스를 확장한다. 버라이즌의 통신망을 타고 삼성·LG전자의 미국 5G 스마트폰 판매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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