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장인이 전통 제조법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수제화입니다. 전 국민이 ‘제누이오’를 한 켤레씩 신도록 하는 게 꿈입니다.”

이탈리아 가죽과 부자재로 100% 현지 생산해 국내에 판매하는 수제화 브랜드 제누이오. 이 회사를 창업한 성율덕 사장(사진)은 신발 마니아다. 갖고 있는 신발만 150켤레. 포스텍을 졸업하고 게임회사와 이랜드그룹 등에서 근무하며 신발을 사 모으다가 2017년 2월 아예 회사를 설립했다.

성 사장은 “이랜드의 이탈리아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현지 공장을 알게 됐고, 이탈리아어를 배워 창업에 도움이 됐다”며 “퇴사 후 2016년 무작정 이탈리아로 가서 제누이오 신발을 만들어 달라고 공장 장인들을 설득해 1년 만에 첫 제품이 나왔다”고 말했다.

성 사장은 ‘이탈리아 전통 기법으로 제조해 뛰어난 품질’과 ‘유통단계를 최소화해 책정한 가격’을 제누이오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탈리아 공장에서 제누이오 본사로 제품을 받아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이 온라인에서만 팔았는데, 페이스북 광고 등을 보고 제누이오 온라인몰을 찾아와 구매한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가격은 비싸지 않은데 가죽과 착화감이 뛰어나다”는 평이 많았다. 지난해에만 7000켤레가 팔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 편집숍 ‘맨온더분’의 임원도 이들 중 한 명이었다. 곧장 바이어(MD)에게 입점을 추진하라고 했다. 제누이오는 지난달 맨온더분 3개 점포에서 제누이오 신발 10여 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맨온더분에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가 입점한 것은 처음이었다.

제누이오의 베스트셀러는 가죽 스니커즈다. 송아지가죽, 사슴가죽 등으로 만든 이 제품은 총 3000켤레가 팔렸다. 성 사장은 “태슬로퍼, 드라이빙슈즈, 하이힐 등 신발 종류마다 최고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공장에서 우리 신발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제누이오의 태슬로퍼를 만드는 공장에선 돌체앤가바나, 수트서플라이 제품도 제조하고 있다. 토즈의 드라이빙슈즈 공장, 랑방의 하이힐 공장, 발리의 로퍼 공장 등도 다 제누이오 제품을 생산한다.

성 사장은 신발이 지닌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브랜드인 ‘지미추’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종합패션업체로 회사를 키우고 싶다”며 “이탈리아에서 생산한 페도라 등 모자를 2차 상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