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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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급자의 절반 가까이가 은퇴 후 소비수준이 은퇴 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100명 중 75명 꼴로는 한 달에 50만원 미만을 수령한다고 답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65∼74세 국민연금 수급자 6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 퇴직 고령자가 은퇴 후 생활수준이 하락한 것으로 인식했다는 내용을 담은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를 22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8.6%가 퇴직 후 소비수준이 은퇴 전의 50% 미만이라고 답했다. 소비수준이 30% 미만이라고 답한 비중도 15.8%에 달했고, 현역시기와 비슷한 소비수준을 유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했다.

현역시기 상류층이었던 은퇴자의 81.3%가 중산층으로 이동했다고 인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산층이던 응답자의 25.9%가 저소득층에 속하게 됐다고 답했다. 현역 시기와 비슷한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한 비중은 0.6%에 불과했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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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급자의 현재 노후 생활비용은 월평균 201만원이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최소 노후생활 비용인 183만원은 상회했지만 여가생활비 등을 포함한 적정 생활비용 264만원에는 못 미쳤다.

응답자의 75.7%가 50만원 미만의 연금을 수급받고 있었다. 100만원 이상의 연금을 수령하는 수급자는 5.3%에 그쳤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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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50세 이전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했으나 현재 노후 생활비용은 대부분 적정 수준에 못쳤다. 노후자금을 위해 저축을 시작한 시기는 20~30대 12.8%, 40대 41.7%, 50대 32.9%로 조사됐다.

보유 금융자산의 소진 예상 시기는 평균 82세로 집계됐다. 추가적인 자금원 마련에 대해
응답자의 52.6%는 방법이 아예 없다고 답했고, 33.8%는 자녀 부양을 기대했다. 국민연금이 100세 시대의 노후자금으로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61.5%는 지급받은 국민연금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었다.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저축하는 비중은 27.1%에 불과했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42.3%인 수급자의 소득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