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삼성 이어 MS·아마존까지…무선이어폰 선두 '에어팟' 정조준
무선 이어폰 시장이 뜨겁다. 애플 에어팟이 주도하는 시장에 글로벌 IT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까지 무선 이어폰 개발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무선 이어폰이 인공지능(AI) 비서와의 연동을 시작하면서 AI 스피커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5190만대에서 올해 7000만대를 넘어 2022년 1억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2016년 애플 에어팟이 출시된 후 연평균 100%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무선 이어폰은 줄 없이 양쪽 귀에 꽂는 두 개의 유닛으로 구성된 이어폰을 말한다. 목 뒤를 감싸는 넥밴드형이 1세대, 목걸이형(케이블로만 연결된)이 2세대, 선 없는 코드리스(Cordless)가 3세대에 해당한다.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버즈 등이 대표적인 3세대 무선 이어폰이다.

시장을 주도하는 건 애플 에어팟이다. 에어팟의 연간 출하량은 1800만대 정도로 올해 출하량은 27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에어팟은 지난해까지 3500만대 넘게 판매되면서 시장의 3분의 2를 점유했다.

애플은 최근 에어팟2를 출시했다. 최신 H1 칩셋과 블루투스 5.0을 적용해 기기와의 연결 성능이 개선됐다. 또 무선 충전 기능과 인공지능 비서 '시리'를 채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손을 대지 않고 아이폰 기능 대부분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뒤를 쫓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버즈'는 무선 충전에 하만의 오디오 기술이 더해져 호평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버즈를 갤럭시S10 사전 구매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애플 에어팟과 차이가 있다면 귓속에 넣을 수 있는 인이어(in ear·귀 삽입형) 디자인이라는 점이다.

MS와 아마존도 무선 이어폰 개발을 검토 중이다. 두 업체의 제품은 구체적인 실체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애플 에어팟과 경쟁할 작고 가벼운 디자인에 인공지능 비서와의 연동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 이어폰은 단순히 '선을 없애 편의성을 높인 이어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마트폰에 담긴 인공지능 비서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인공지능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여준다.

애플이 에어팟2에 '시리'를 적극 탑재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에어팟은 '귀 안으로 들어온 아이폰'이라 평가받는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둔 채로 스마트폰을 작동시킬 수 있고, 스마트폰과 연결된 스마트기기까지 쉽게 제어할 수 있다. MS와 아마존이 뒤늦게 무선 이어폰에 개발에 나선 이유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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