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린 우선주의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배당수익률은 높지만 의결권이 없어 통상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 가격을 넘어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장주식 수가 적은 우선주 위주로 투기적 수요가 몰리고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통주값 넘어선 우선주…'폭탄 돌리기' 주의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원시스템즈 우선주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어 9750원(30.0%) 상승한 4만2250원으로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한가다. 전날 급등한 동원시스템즈가 이날 차익 매물로 6.11% 하락한 3만6850원으로 거래를 마친 것과 대조적이다. 동원시스템즈는 동원그룹 계열사로 김남정 부회장의 2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보통주에 비해 거래량이 적은 데다 우선주가 최근 지배구조 테마주로 부상하면서 동반 급등세를 타는 데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 매각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되는 롯데지주 우선주도 이날 4.96% 오른 5만9200원에 마감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우선주는 5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세 배 이상 급등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금호산업의 우선주도 이달 들어 다섯 차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과열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거래소는 한진칼우와 금호산업우 등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를 넘어선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19일 종가 기준)에서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를 넘어선 사례는 36개로 지난해 말(31개)에 비해 다섯 개 늘었다. 한화는 19일 기준 보통주 종가가 3만1150원인데 우선주는 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칼도 우선주 가격(5만7200원)이 보통주(3만8000원)보다 높았다. 우선주 급등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보통주와의 가격 괴리율(차이)도 줄어들었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 증시보다 우선주와 보통주의 괴리율이 높은 시장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배당 성향이 높은 우선주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조언한다. 가격이 싼 만큼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주가)은 보통주를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괴리율 50%가 넘는 우선주 중에서 현금배당수익률(지난해 기준)이 높은 종목으로는 금호석유우(4.4%), 롯데칠성우(4.19%) 등이 꼽힌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