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설(說)이 제기되며 주가가 급락한 하나투어와 관련해 오히려 ‘매수기회’라는 조언이 나왔다. 회계 조작 가능성이 낮은 데다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투어는 500원(0.74%) 오른 6만 8100원에 마감했다. 전날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9.87% 하락했지만, 회사측이 즉각 부인하면서 하락세가 멈췄다. 의혹은 하나투어가 해외 거래업체에 실제 지급해야 할 금액보다 적게 주고 이에 관한 미지급금을 책정하지 않아 홍콩 지역 협력업체가 진정서를 접수했다는 내용이다. 경영악화에 따른 해외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하나투어는 입장문을 내고 “해외 협력사로 보내는 경비는 지정 외국환 은행을 통해 전신환으로 송금하는 구조이므로 모두 은행 거래 기록에 남아 회계 조작이 불가능하다”며 “법적 분쟁을 야기한 홍콩 협력사의 일방적이고 편향된 주장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증권가는 이번 의혹이 회계분식으로 결론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산 기간과 시점에 따른 환율 적용 등을 두고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회계조작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노이즈로 발생하는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접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회계 관련 이슈가 민감한 시기인 만큼 투자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감사의견 한정을 받는 감사보고서가 늘어나는 등 회계리스크와 관련한 우려가 시장에 남아 있는 상태”라며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돼 매수세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련 의혹과 함께 급락한 여행주들은 부진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투어는 0.23%, 노란풍선은 1.22% 하락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