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에 있는 ‘플레이스엘엘’ 2호점.  /락앤락 제공
서울 송파에 있는 ‘플레이스엘엘’ 2호점. /락앤락 제공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플레이스엘엘’ 매장. 생활용품부터 가전, 가구까지 무인양품(생활용품 편집매장)과 이케아를 합쳐놓은 듯한 복합매장을 연상시킨다.

지난 2월 개장한 이곳은 주방, 욕실, 여행 등 생활용품과 가전, 가구 등 국내외 제품 2000여 종을 구비한 쇼룸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카페에선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판매하고 서점처럼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이곳은 락앤락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이다.

국내 1위 주방용품 회사 락앤락이 최근 ‘외도’를 시작했다. 젊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잇따라 내며 종합 생활용품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밀폐용기서 생활용품기업으로…락앤락의 '변신'
“밀폐용기 잊어주세요”

플레이스엘엘은 락앤락이 지난 1년 동안 리테일팀을 새로 꾸리면서 준비한 야심작이다. 그전에도 매장 30여 곳을 운영했지만 밀폐용기 전문 매장에 불과했다. 이케아나 무인양품처럼 쇼룸 형태로 꾸민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인기를 끌자 락앤락도 이 트렌드에 가세한 것. 지난해 11월 경기 안산에 첫 매장을 연 뒤 석 달 만에 서울 송파에 2호점을 냈다. 올해 서울에 매장 몇 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국내 주방용품 업체가 이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업계는 락앤락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락앤락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이라면 가리지 않고 들여왔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끄는 ‘발뮤다’와 ‘레꼴드’ 같은 가전, 디자인 가구로 유명한 ‘두닷’, 유아용품, 침구, 인테리어 소품, 욕실용품, 식재료 등 국내외 브랜드 30여 종을 갖췄다. 에어프라이어와 청소기, 커피머신도 눈에 띈다. 건강한 집밥을 제공하는 ‘무명식당’과 협업해 잡곡을 판매하고, 나만의 밀폐용기를 만드는 ‘밀폐용기 DIY’존도 꾸몄다.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회사 측은 하루 평균 방문객이 900여 명으로 20~30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다각화와 해외시장에서 ‘돌파구’

주력 사업이던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치고 들어오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한 지 오래다. 지난해 락앤락 국내 매출 중 밀폐용기 비중은 26%로 2013년 41%에 비해 대폭 줄었다. 지속적인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락앤락은 사업 다각화로 눈을 돌렸다. 최근 미니공기청정기를 출시하며 소형가전 시장에도 진출했다. 상반기 중 다양한 소형가전을 더 내놓으며 제품군을 확장할 예정이다.

부진한 내수 시장은 수출을 통해 만회할 계획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선진국과 신규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달 초 미국 최대 주방용품 유통업체인 마이어와 계약을 맺고 향후 2년간 미국에서 락앤락 제품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이제세 부사장은 “밀폐용기 회사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올해가 글로벌 종합 생활문화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