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회장, 총통 출마 시사…'대만판 트럼프' 꿈 꾼다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 폭스콘의 모회사 훙하이그룹의 궈타이밍 회장(69)이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궈 회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마 여부를) 며칠 내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할 경우 중국에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는 제1 야당인 국민당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만 언론이 궈 회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거론한 적은 있지만, 그가 직접 출마 검토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궈 회장은 미국 경제지 포브스 평가 기준 75억달러(약 8조4000억원·2017년)의 재산을 보유한 대만 최고 부자다. 해운회사 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뒤 1974년 훙하이그룹을 설립했다. 폭스콘 샤프 등을 포함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훙하이그룹은 지난해 5조대만달러(약 184조원)의 매출을 기록해 대만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궈 회장이 ‘대만판 트럼프’를 꿈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사업으로 큰 부를 일군 그가 다음 행보로 총통을 꿈꾸고 있다는 얘기다. 궈 회장은 최근 대만 현지 언론들 사이에서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총통 선거에 출마하면 궈 회장은 훙하이그룹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훙하이그룹 경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