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렌탈케어의 매트리스 관리 전문가인 큐밍 닥터가 매트리스를 청소하고 있다.  /현대렌탈케어 제공
현대렌탈케어의 매트리스 관리 전문가인 큐밍 닥터가 매트리스를 청소하고 있다. /현대렌탈케어 제공
현대렌탈케어가 렌털시장 진출 4년 만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올해 예상 매출을 900억원으로 잡았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실적(468억원)의 두 배 규모다. ‘커피값보다 싼 렌털료’ ‘공기청정기 하나를 빌리면 하나 더 끼워주는 1+1’ 등 파격 마케팅을 내세운 게 성장 비결로 꼽힌다.

이 회사가 전례 없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렌털시장의 성장잠재력과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올해 국내 렌털시장 규모가 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렌털시장 '진화'에 날개 단 현대렌탈케어
신생 현대렌탈케어의 급성장

현대렌탈케어는 현대홈쇼핑이 2015년 생활가전 렌털사업을 위해 별도 설립한 법인이다. 2016년 1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468억원으로 3년 새 4.5배로 커졌다. 초기 2년 동안 영업망 구축과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지난해부터 고부가가치 상품인 대형 생활가전과 가구류를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규모의 경제’가 갖춰지면서 신규 계정(가입자)이 증가했고 수익성도 향상됐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97억원으로 2017년 대비 적자폭이 70억원 줄었다. 애초 계획한 흑자 전환 시기를 2021년에서 1년 앞당기기로 했다.

이처럼 조기에 외형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공격적인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내놓은 ‘큐밍 더 케어 큐브’ 공기청정기의 월 렌털료는 5900원(제휴 신용카드 사용 시)으로 업계 최저가다. 스타벅스에서 파는 음료 가격보다 싸다. 지난해 선보인 공기청정기 1+1 패키지는 공기청정기 두 대를 한 대 가격에 빌려주는 상품으로 출시 두 달 만에 5000대나 팔렸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 세탁기 의류건조기 등 대형 가전 및 가구 렌털 분야 매출도 느는 추세다.

렌털은 ‘기회와 성공의 땅’

모기업의 지원 및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는 현대렌탈케어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자회사 현대렌탈케어의 실적 개선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렌탈케어는 현대백화점과 현대시티아울렛에 10여 개의 렌털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구 계열사 현대리바트와 매트리스를 공동 개발해 내놨으며, 건자재 계열사인 현대 L&C와 손잡고 프리미엄 창호 같은 고가의 가정용 인테리어 상품도 대여할 계획이다.

정윤종 현대렌탈케어 영업본부장은 “렌털사업 성장세에 맞춰 올해 전문 영업인력을 20% 확충하고 서비스 전담 인력을 30% 이상 신규 채용할 예정”이라며 “신생 회사인 만큼 소형 가전과 헬스케어 등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된 제품군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렌탈케어의 성공 신화는 품목 다양화 등 렌털시장의 진화를 자극하고 있다. 스위스 다리미업체 로라스타는 다음달 초부터 롯데렌탈 ‘묘미’를 통해 매달 2만~10만원에 렌털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가구업체 한샘은 미래 먹거리로 렌털사업을 낙점하고 최근 정관에 렌털임대업을 추가했다.

관련 업계는 렌털 시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불경기 및 1인·소형 가구 증가 추세와 맞물린 데다 ‘뭐든지 빌려 쓴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