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최고점 찍은 국제유가…SK이노베이션·현대重 '방긋'
국제 유가가 올 들어 최고 수준까지 오르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63.6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엔 64.61달러로 마감해 지난해 10월 31일(65.31달러) 이후로 5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올해 초 WTI는 배럴당 46.54달러로 출발했다. 지금은 이보다 36.8% 상승했다.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기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이란, 베네수엘라도 미국 제재 탓에 공급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OPEC의 지난달 산유량은 하루 평균 3000만 배럴로, 전월보다 53만4000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2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유가 상승기에 투자해볼 만한 대상으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 정유주가 첫손으로 꼽힌다. 유가가 오르면 싼값에 구입해놨던 원유의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해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볼 때 국제 유가 강세 구간에서 정유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배수는 항상 커졌다”며 “글로벌 정유사의 정기보수가 잇따르면서 석유제품 시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주와 건설주도 고유가를 반기고 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종은 유가가 오르면 해양 플랜트 등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나고 취소, 연기됐던 기존 계획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대림산업 GS건설 등 건설사들도 원유 수출이 주 수입원인 중동 국가들이 유가 상승에 따라 각종 플랜트 발주를 늘릴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동훈 파트너는 “최대 13조원 규모의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입찰이 올해 시작되는 만큼 조선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유가 상승세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태양광주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