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마지막 목요일은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정한 ‘어깨관절의 날’이다. 어깨관절 질환과 치료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정됐다. 어깨질환이라고 하면 오십견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50대에 발병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이 질환은 어깨 통증과 함께 운동 제한을 호소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어깨질환은 오십견 외에도 다양하다. 어깨관절을 둘러싼 힘줄이 망가지는 회전근개파열, 움직일 때마다 어깨뼈와 힘줄이 부딪히는 어깨충돌증후군, 어깨 힘줄에 돌이 생기는 석회성 건염 등이다. 이들 질환이 생기면 오십견과 비슷하게 어깨가 아프고 어깨를 움직이는 데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오십견과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각종 어깨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어깨 아프다고 모두 오십견?…어깨 힘줄 망가지거나 염증 때문일 수도
관절 감싼 관절낭 오그라드는 오십견

오십견은 어깨관절을 감싼 관절낭이 오그라들어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도 부른다. 어깨가 얼어버린 것처럼 굳는 느낌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 동결견이라고도 부른다.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하고 누워 있을 때 통증과 불편함을 느낀다. 오십견이 생기면 어깨 운동 범위가 제한돼 팔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한쪽 어깨에 통증이 잦아든 뒤 반대쪽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증상이 심해지면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 다른 어깨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오십견이 생긴 초기에는 진통소염제를 먹거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으로도 증상이 완화된다. 환자 90% 정도는 3~6개월가량 이 같은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진다.

통증이 계속되면 관절 내시경 치료를 한다. 오십견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스트레칭이다. 일상생활에서 수건 또는 우산을 활용해 어깨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시간을 정해 하루 서너 차례 반복하는 게 좋다. 스트레칭 전 따뜻한 수건 등으로 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년 이후 어깨통증이 생기면 오십견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요즘에는 10~40대 환자도 많다. 오랜 시간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거나 운동이 부족해서다. 다른 어깨질환일 가능성도 높다. 어깨를 다치지 않았는데도 계속 아프다면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노화 때문에 생기는 오십견은 대부분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해야 한다. 두 질환은 환자 스스로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다만 오십견은 통증 때문에 만세 자세처럼 손을 번쩍 드는 것이 어렵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이보다는 운동 제약이 덜한 환자가 많다. 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회전근개파열을 오십견으로 오인해 방치하면 관절막이 단단하게 굳거나 파열 부위가 넓어져 회전근개 봉합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했다. 가벼운 증상이라도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봐야 한다.

관절 덮은 힘줄 망가진 회전근개파열

어깨관절을 덮고 있는 4개의 힘줄(극상근, 견갑하근, 소원근, 극하근)을 회전근개라고 부른다. 어깨를 들거나 돌리는 운동에 영향을 주는 조직이다. 이 힘줄이 계속 충격을 받거나 노화로 서서히 끊어지면 파열될 수 있다. 다치거나 운동을 심하게 할 때도 마찬가지다. 중년 이후 여성은 가사노동을 많이 해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회전근개가 파열되는 일이 많다. 30~40대 젊은 남성 환자는 어깨에 반복적인 충격을 줘 생긴 환자가 많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특정한 동작을 할 때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통증이 상당히 심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 이 때문에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은 근육통으로 오인해 질환을 방치하기도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서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파열 범위가 점차 넓어진다. 치료 과정도 길고 복잡해진다.

회전근개파열은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았다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활용한다. 힘줄이 완전히 끊어졌다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을 한다. 끊어진 상태를 오래 방치했거나 파열 정도가 심해 봉합하기 어렵다면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도 한다.

‘어깨 속 걸리는 느낌’ 어깨충돌증후군

팔을 어깨높이보다 높게 들어 올렸을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어깨 속에 뭔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이 있으면 팔을 들 때 어깨에서 뚝뚝 소리가 난다. 어깨를 덮은 견봉뼈와 팔을 움직이게 하는 힘줄이 부딪히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어깨 사용이 많은 운동을 하거나 운동할 때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면 생기기 쉽다. 대부분 스포츠 손상 때문에 생긴다. 컴퓨터 사용이 잦은 직장인, 가사노동이 많은 주부도 이 질환을 많이 호소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힘줄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한다. 초기에는 어깨를 쉬기만 해도 증상이 나아진다.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한다. 견봉뼈가 굽어 문제가 생겼다면 견봉 아랫면을 평평하게 하는 시술도 한다. 힘줄이 망가졌다면 이를 봉합하는 수술도 함께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을 예방하려면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팔은 가능한 한 어깨높이 아래에서 움직이고 운동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어깨 힘줄에 돌이 생기는 석회성 건염도 흔하다. 석회성 건염이 생기면 엑스레이 검사를 했을 때 회전근개 부분에 하얀 가루 모양이 보인다. 팔이 빠지거나 부러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 때문에 어깨관절 운동을 제대로 못해 팔을 앞 또는 옆으로 올리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통증 때문에 아픈 어깨 쪽으로 눕는 게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잠도 잘 못 잔다. 약물, 주사,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어깨 아프다고 모두 오십견?…어깨 힘줄 망가지거나 염증 때문일 수도
체외충격파치료는 1주일 간격으로 3~6번 정도 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관절 내시경으로 돌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돌을 빼내면 증상이 바로 나아지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다. 수술을 받은 뒤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바로 어깨를 움직이는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정 원장은 “석회성 건염을 호소하는 환자는 3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넓다”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깨 통증이 있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정구황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