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김정은, 핵협상서 폼페이오·비건 배제 원해…트럼프에 아첨"
"일본 정부, 트럼프가 북한에 양보하지 않도록 저지하는 노력에 개입"
"김정은, 하노이前 친서로 트럼프에 칭찬세례…직접담판 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칭찬 세례'를 퍼붓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는 전언이 나왔다.

서한에서 김 위원장은 외교·안보라인의 참모진을 배제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 담판'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 뉴스는 28일(현지시간) '김정은이 하노이 정상회담 전 트럼프에게 아첨을 퍼부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직 관리 2명과 현직 관리 1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전·현직 관리는 김 위원장의 친서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북핵 협상 논의에서 배제하려는 데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직 미 행정부 관리는 NBC에 "김 위원장은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과 KJU(김정은)의 단계에서 논의가 이뤄지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다른 전직 미 정부 관리도 "그 편지는 '오직 대통령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아첨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역할과 협상 기술을 강조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성향을 이용하려 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북한 정권이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과의 전통적인 협상 방식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간 직접 대화에서 유리한 합의를 얻어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BC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친서는 작년 12월 연휴 기간 미국의 외교가 사실상의 휴면기에 접어들었을 때 백악관에 도착, 하노이 정상회담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 하노이前 친서로 트럼프에 칭찬세례…직접담판 원했다"
그러나 미 정부 관리들과 동맹국 정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지 않도록 말리는 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미 정부의 한 전직 관료는 NBC에 "재앙을 피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며 "그들(미 정부 관리들과 동맹국 정부)은 수비를 맡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양보를 저지하는 노력에 개입했다고 NBC가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하노이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해로운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상회담 의제를 정하고 대략적인 합의문을 조율하기 위한 사전 실무 협상이 2월 말 하노이 정상회담 일주일 전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될 정도로 난항을 겪었다고 전직 관리들은 전했다.

또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사전 브리핑도 잠재적 합의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하노이에서 '합의하지 말아야 할 것'을 대통령에게 확실히 주지시키는 일이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현직 관리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노'(No)라고 말하고 (회담장에서) 걸어 나갔다"며 "우리는 그것을 긍정적인 결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에서 북한은 대부분의 국제 제재를 완화해달라며 그 대가로 영변 핵시설 폐기에 관한 '모호한 제안'을 했으나,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의 제안을 거부할 것을 대통령에게 조언했다고 NBC는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