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자금이 처음으로 투입된다. 정부가 모험자본 육성을 위해 조성하는 ‘스케일업 펀드(scale-up)’가 본격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오스테오닉은 지난 26일 스케일업 펀드 1호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아이온자산운용-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만기는 2022년 3월 28일로 3년이다. 오스테오닉은 복합소재 기반 임플란트업체로, 작년 3월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했다.

아이온-키움 컨소시엄은 19일에도 신라젠이 발행한 1100억원 규모의 CB 발행에 5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이 CB는 4년 뒤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신라젠은 C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항암바이러스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6일 2022년까지 12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전용펀드를 조성해 모태펀드와 성장지원펀드 등을 통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니콘(가치 1조원 이상인 신생 벤처기업) 20개 창출을 목표로 세웠다. 코스닥벤처펀드가 민간자금을 끌어들여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스케일업 펀드는 정부 자금을 투입해 벤처기업을 지원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스케일업 펀드 운용을 위해 한국성장금융은 작년 6월 심사를 통해 아이온자산운용-키움프라이빗에쿼티, KB증권-브레인자산운용, NH투자증권-아주IB투자 등 3개 컨소시엄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했다. 각 펀드 규모는 1000억원이며 이 중 500억원은 정부 자금, 500억원은 매칭 자금이다. KB-브레인, NH-아주 컨소시엄은 아직 운용역과 투자전략을 점검하는 단계로 알려졌으며 아이온-키움 컨소시엄이 먼저 자금 집행에 나섰다.

김우형 아이온자산운용 대표는 “당장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특례 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CB 형태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저평가된 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걸 도와준 뒤 수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키움증권 프롭트레이딩 총괄상무 출신으로 10년 이상의 메자닌 투자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환사채와 프리 IPO(기업공개) 전략을 중심으로 스케일업 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그는 “재무가 안정적이고 저평가된 회사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다음달에도 전환사채 발행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