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야구한 게 도움
'어퍼 스윙'해야 비거리 늘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박배종)
장타자는 처음부터 장타자로 태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 노력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 최근 서귀포시 롯데스이키힐 제주에서 열린 아마추어와 프로의 맞대결 ‘2019 팀 타이틀리스트 챌린지’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김태훈(34)과 박배종(33)을 만나 물었다. 둘은 몸을 가누기 힘든 강풍 속에서도 장타를 뽐내며 참가자들의 기를 한껏 누르고 온 뒤였다.
김태훈은 키 180㎝·몸무게 75㎏, 박배종은 키 181㎝·몸무게 78㎏으로 비슷하면서도 탄탄한 체구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둘은 300야드를 쉽게 치는 몇 안 되는 국내 선수다. 김태훈은 지난해 KPGA코리안투어에서 평균 293.38야드를 기록했다. 투어 전체 4위다. 박배종은 이에 조금 못 미치는 평균 291.82야드를 찍었다.
비거리에 있어서 타고난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둘이 내놓은 솔직한 생각이다. 김태훈은 “똑같은 근력을 가지고도 힘을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듯이 골프에서도 아무리 운동해도 거리가 안 나는 친구들이 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둘은 말한다. 김태훈은 어릴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통해 ‘장타 근육’을 키워왔다. 박배종도 일찍 야구를 시작해 장타를 칠 수 있는 원리를 깨달았다.
김태훈은 “아이스하키가 골프 원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며 “폴로(follow)와 임팩트 때 자세가 비슷하고 공에 힘을 싣는 원리도 비슷해 골프를 할 때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또 “하체 힘을 키우기 위해 역도팀에 들어간 적도 있다”고 전했다. 박배종도 “힘을 잘 쓰기 위해 집 천장에 타이어를 매달아 놓고 하루에 수천 번씩 당겼던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그렇다면 성인이 되고 난 뒤 비거리를 늘리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김태훈과 박배종은 골퍼 각자가 가지고 있는 최대 비거리를 내는 방법으로 ‘어퍼 스윙’을 추천했다. 박배종은 “체중 이동을 하려다 보면 몸이 앞으로 쏠려 클럽헤드를 엎어 칠 수 있다”며 “드라이버 스윙은 기본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어퍼 스윙’을 해야 비거리가 최대한으로 난다”고 했다.
김태훈은 “비거리에서 볼 스피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발사각”이라며 “또 발사각을 높이려고 하면 자연스레 인-아웃(in-out) 스윙을 하게 되고 드로 구질의 샷을 하게 돼 비거리가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