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과 기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를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인 탄탄한 거시경제와 상장사 수익성이 나란히 꺾일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 달 발표되는 1분기 성장률과 상장사 '어닝시즌'을 앞두고 월스트리트의 우려는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작년 4분기 2%대를 유지했던 성장률은 1분기에는 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26일(현지시간) 자체 전망보고서에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최고 1.3%를 제시했다.
애틀랜타 연은은 각종 경제지표를 반영해 GDP 전망치를 실시간 조정하는데, 1분기 성장전망치는 이번 달 들어 0.2~1.3%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민간전문가 6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1분기 성장률은 평균 1.3%로 집계된 바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 메모'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가 2분기 성장률이 3%로 뛰어오르면서 상승 랠리의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결론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당장 1분기에는 '성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오는 28일 발표되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확정치)도 2.2%에 머물면서 기존 집계(2.6%)보다 0.4%포인트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최근 미국 국채의 장·단기물 금리가 역전된 것도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을 반영하고 있다.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장기채의 수익률이 단기채를 밑도는 현상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상장사들의 순이익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CNBC 방송은 팩트셋 자료를 인용, 올해 1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구성하는 상장사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작년 동기 대비 평균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지난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이익 감소세를 기록하는 셈이 된다.
특히 정보·기술(IT) 업종은 2012년 4분기 이후로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과 인텔이 크게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체 IT 업종의 EPS가 평균 3.0~10.7%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증 관세전쟁' 등으로 각종 비용이 상승하면서 부정적인 충격을 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여전하지만, 유례없는 경제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어닝 쇼크'에 가깝다는 분위기다.
S&P500 상장사들은 지난해 말까지 5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월스트리트 금융권의 '돈 잔치'로 이어졌다.
WSJ에 따르면 뉴욕 증권업계의 지난해 수익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월스트리트 종사자는 4천700명 증가한 18만1천3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평균 보너스는 15만3천700만 달러(1억7천400만 원)로 전년보다 17%가량 감소했다.
월스트리트 종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탓에 평균치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사기업 평균 연봉(2017년 7만7천100달러)과 비교하면 갑절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