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연간 25만 명의 인공지능(AI)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 또 문·이과를 가리지 않고 대학생 신입생 60만 명 모두에게 AI 기초 교육을 하기로 했다. 빅데이터, 로봇 등 AI를 기반으로 한 신산업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이끌어갈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혁명' 나선 日…모든 대학생에 AI 교육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일본 정부통합혁신전략추진회의가 인재 양성을 포함해 4차 산업혁명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한 AI 종합 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매년 60만 명 대학 신입생 외에 한국의 전문계고 및 전문대를 합친 성격의 고등전문학교 학생에게도 AI 기초 교육을 할 방침이다. 최소한의 프로그래밍 구조와 함께 AI 관련 윤리를 이해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일본 정부는 특히 연간 25만 명의 대학생을 AI 전문인력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딥러닝(심화 학습)과 머신러닝(기계 학습)에 대한 알고리즘 이해 등 전문 지식을 집중적으로
가르칠 방침이다. AI와 경제학,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 및 심리학 등 문·이과 경계를 뛰어넘는 교육도 한다.

일본의 4년제 대학에는 학년당 문과생 42만 명, 이공계생 12만 명, 보건계열 학생 6만 명이 재학 중이다. 아베 정부는 이공계와 보건계 18만 명 외에도 문과 학생의 15%인 7만 명도 AI 전문인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사회에 진출한 직장인을 위한 전문 교육 과정도 2022년까지 대학에 개설할 예정이다. 연간 2000명의 직장인이 재교육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 활용이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AI 지식을 갖춘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도쿄대, 교토대, 와세다대 등 11개 주요 대학에서 AI 관련 석사 과정을 수료하는 전문인력은 연간 900명이 채 안 된다. 일본 전체 대학으로 넓혀도 2800명 수준에 불과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내년 말이면 부족한 AI 전문인력 수가 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가 AI 특허 보유 건수를 비교한 결과 세계 상위 500개 대학과 연구기관 가운데 일본 대학·연구기관은 4곳에 불과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중국 기업의 AI 투자 규모가 일본보다 최대 60배나 많다”며 “AI 인재 육성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