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팬인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보잉 부사장)가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개막전을 3년째 참관했다.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팬인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보잉 부사장)가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개막전을 3년째 참관했다. /연합뉴스
2019년 한국프로야구가 개막일 최다 관중에 이어 이틀 연속 관중 10만 명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올 시즌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이틀째인 24일 서울 잠실야구장 등 5개 구장에는 10만312명이 입장했다. 개막일인 23일에는 모두 11만4028명이 입장해 2009년 개막일 최다 관중 기록 9만6800명을 넘어섰다. KBO 관계자는 “이틀 연속 10만 명 관중이 입장하기는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뺀 창원NC파크, 부산 사직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서울 잠실구장 등 4개 구장이 매진을 기록했다. 24일엔 잠실구장의 입장권 2만5000장이 모두 팔렸고 사직과 창원에도 2만 명 이상이 입장했다.

주말 동안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프로야구가 관중 동원 신기록을 기록한 데는 창원NC파크가 객석 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게 주효했다. 기존 마산야구장(1만1000명)보다 늘어난 2만2112석의 창원NC파크가 올해 새로 문을 열면서 개막전이 모두 2만 석 이상의 구장에서 열렸다.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창원 개막전은 시범경기 기간이던 지난 16일에 이미 매진됐을 정도다.

지난해 동계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이 열렸던 것과 달리 올해는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없다는 점도 프로야구에 관심이 쏠리게 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미국프로야구(MLB) 복귀, 류현진(LA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 낙점 등 해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야구에 대한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는 평가다.

올해부터 야구 경기의 속도를 높인 점도 관중들의 관심을 유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KBO는 더블 플레이 시 슬라이딩 규정을 신설해 주자가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수비수와 접촉할 경우 타자까지 아웃되도록 했다. 또 KBO리그가 사용하는 9개 구장의 3루와 홈플레이트에 1대씩, 총 2대의 카메라가 추가돼 판정의 공정성이 더욱 높아졌다. 팀의 요구뿐 아니라 심판 재량으로 경기당 1회에 한해 비디오 판독을 할 수도 있다.

야구계에서는 올해 관중 900만 명 돌파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KBO 관계자는 “이틀만의 성적으로 올해 프로야구 흥행을 장담하기는 이르지만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