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시장의 급팽창은 택배·경비업계 등 연관 산업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바빠진 새벽배송 시장…택배車 구하기 전쟁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인 업체들은 ‘차량 구하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택배 영업 차량이 많아 보이지만 막상 새벽 1시부터 이른 아침 7~8시까지 배송하려는 기사는 부족하고 업체는 많아져 차량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1.5t 미만 차량은 2004년 이후 국토교통부 허가제에 묶여 있었다. 2013년부터 4년간 택배용 차량 2만4000대를 허가했지만 연 10%씩 성장하는 택배시장 수요를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국토부는 택배산업이 생활밀착형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지난해 4월부터 등록제로 전환한 바 있다.

신선식품의 온라인 거래가 많아지면서 냉장·냉동물류인 ‘콜드체인’도 급성장했다. 화물특수용도의 차량 등록 수는 2010년 이후 증가세다. 2012년 10만 대를 넘어선 콜드체인 전용 차량 등록 대수는 지난해 12만7000대로 증가했다. 새벽배송 전문 대행업체도 등장했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팀프레시는 냉장차량 화물차를 주선하고 냉장센터를 운영, 자체 물류 서비스를 갖추기 어려운 40여 개 식품 브랜드의 새벽배송을 대행하고 있다. 단기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 증가도 배송전쟁이 낳은 현상이다. 마켓컬리는 주문량에 따라 매일 아르바이트생을 200~500명가량 고용한다.

새벽배송의 각종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일회용품과 과대포장이 대표적이다. 신선식품 배송 업체들이 신선도 유지를 위해 여러 종류의 완충재와 보랭팩 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쓰레기 배출 문제를 줄이기 위해 배송 포장재를 회수하고, 보랭재를 친환경 소재로 제조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잡음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냉동 생선의 꼬리 부분이 살짝 녹았다고 반품하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포장재가 너무 과도하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도 있다”며 “친환경 포장재 개발이 요즘 가장 큰 화두”라고 말했다.

경비 업체들의 불만도 늘었다. 서울 송파구 B주상복합 아파트에 근무하는 한 경비원은 “새벽 3시부터 오전 7시까지 배송기사들이 빈번하게 드나들면서 10분도 자리에 앉아 쉴 틈이 없어졌다”며 “한밤중이라 세대에 확인할 수가 없어 배송기사들과 신분 확인 등을 이유로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