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본격적인 결혼 시즌의 막이 올랐다. 웨딩 트렌드가 바뀌면서 똑똑한 예비부부들은 '가성비' 높은 결혼식을 하길 원한다. 결혼 준비 중에서 가장 높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예식장이다.

웨딩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교통편 및 주차 시설이다. 결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멀리서 오는 하객들을 고려해 버스, 지하철 등 교통편이 편리해야 하고, 주차장도 넓은 것이 좋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A씨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경기도에 위치한 한 예식장을 골랐다.

하지만 결혼을 2주 앞둔 어느 날, 예식장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날씨가 급격히 따뜻해져서 개화 시기가 빨라졌어요. 벚꽃축제를 한다고 하니 결혼식 날 도로를 통제하고 주차장 사용을 금합니다."

A씨는 지난해 가을 넓은 주차 공간 때문에 이 예식장과 계약했다. 그런데 결혼식 2주 앞두고 한다는 말이 주차장 사용을 금지한 다는 것.

그는 "남들이 봤을 땐 제 결혼식이 시답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전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일이라 너무 화가 났다"면서 "하객들에게 가장 미안한 일은 이 결혼식장이 산 중턱에 있다는 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산으로 올라가는 중간에 예식장에 있어 젊은 하객들은 차치한다 해도 부모님 나이대의 하객들은 걸어서 올라오긴 힘든 거리"라며 "축하 받기 위해 초대했는데 오히려 욕을 먹고 민폐를 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계약 당시에도 가을 축제를 하고 있어 도로를 통제했었다. 예비신랑과 A씨는 웨딩홀 계약 전 담당 직원에게 "이런 행사가 자주 있느냐", "우리 결혼식 때도 행사를 할 수 있는가" 등을 물었다.

웨딩홀 직원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면서 계약을 유도했다.

A씨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해 놓고서 결혼 2주를 남겨두고 전화해선 차량 통제될 거고 주차장을 쓰지 말라고 한다. 진짜 막막해서 미쳐버리겠다"고 토로했다.

예식장은 A씨에게 이같이 '통보'하면서 "죄송하다"는 말 뿐 대처 방안을 함께 강구해주지 않았다.

이어 "결혼식 때가 웨딩 시즌이라 지금 당장 예식장을 옮길 수도 없다. 청첩장도 다 돌린 상태인데 이제 와서 주차장 사용 못 하니 차를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말을 일일이 할 수도 없다"며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하객분들 걱정될 것 같다. 제대로 보상받아야 한다. 어떻게 매달 예식을 하는 웨딩홀에서 그런 축제 일정을 미리 확인도 안한건지", "세상에 별일이 다 있다. 계약할 땐 당연했던 주차장 이용이 명시되어 있었을 텐데 '죄송하다'라고 말하면 다인가? 책임을 져야 한다", "예식장에서 주변 주차장을 무료 임대해주고, 셔틀버스 운행도 준비시켜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 예식장 어딘가요? 알아서 걸러야 겠어요", "도로 통제라니.. 무조건 걸어가야 한 다는 소리. 결혼식 때 여성 하객들은 대부분 구두 신고 올 텐데... 확실히 보상 받고 식장 옮기는 게 현명할 듯", "이건 무조건 컴플레인 걸고 후기를 꼭 올려야 한다",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도 좋겠다. 계약 위반이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용진 변호사에 따르면 계약 내용대로 이행할 수 없게된 경우는 이행불능에 해당하고 이행불능이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하시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